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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신종플루 사망 '보건소 때문에..' 책임 떠넘겨

동의보감 폄훼 주장으로 빈축을 산 의사협회가 이번에는 신종인플루엔자 사망사고의 책임을 일선 보건소에 떠넘겨 또다시 비난을 자초했다.

의협은 17일 '신종인플루엔자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보건소가 의료기관의 신고에만 의존하는 등 소극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린 신고지침을 의료기관에 신속·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아 일선 병·의원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또 "첫 사망자의 경우 신종플루 감염자가 보건소를 방문했지만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한 것은 의료기관도 아닌 보건소에 전염병 진단과 치료를 전담하는 의료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침이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의협의 이런 주장은 15,16일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환자에 대한 초기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실제 첫 사망자는 감염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았으나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아 병원 측이 '건강한 사람이 확진환자 발생국가에 체류한 뒤, 급성호흡기질환이 있으면 신종플루로 의심하라'는 정부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스스로에 대해서는 "의료계는 정부의 지침에 충실히 협조하는 한편, 회원들에게 의료지침을 배포하며 의심환자의 의료기관 내원 시 즉시 보건소 등, 방역당국에 신고하도록 수차례 안내함으로써 보건당국의 방역체계 강화에 적극 앞장 서 왔다"고 옹호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유관기관과 의료직역을 망라한 비상대책본부를 가동, '국가적 재난사태에 주도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의협의 성명을 놓고 "신종플루 진단과 처방에 대해 일선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의협과 병원협회에 수십건의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그것도 모자라 보건소를 통해 한번 더 일선 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보건소 탓만 할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의협은 동의보감이 유엔 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뒤 "동의보감은 오늘날 상식에는 전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동의보감은 말 그대로 세계의 기록 유물이지 첨단의학서가 아니다"는 성명을 내 빈축을 산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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