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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종플루 감염 사망 원인은?

국내 첫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사망자로 15일 확인된 56세 남자의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과 그로 말미암은 패혈증이다.

패혈증이란 혈액에 세균이 퍼져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하면 장기기능 장애로 결국에 사망에 이르는 상태를 말한다.

이 환자는 지난 8일 발열증세가 생겼지만 그 외 다른 호흡기증상이 없어 동네의원에서 간단한 약만 처방받았으나 9일 호흡기 증세가 심해져 9일부터 인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당시 엑스선 소견으로는 이 환자의 한쪽 폐에만 폐렴이 나타났다. 이는 전형적으로 세균성 폐렴의 특징이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폐렴은 폐의 양쪽에 염증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 것이 아니라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 치료에 집중했다.

병원성 바이러스와 세균은 둘 다 질병을 일으키지만,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더 작은 미생물이며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물은 현재 '타미플루'와 '릴렌자' 2종뿐이다.

이 환자에게 처음부터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으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환자의 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했더라면 폐렴이 극도로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물론 엑스선 검사 등을 할 시기에 이미 세균성 폐렴 합병증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즉 '신종플루→세균성 폐렴→패혈증'이거나 '신종플루→바이러스성 폐렴→세균성 폐렴→패혈증'의 두 경로 중 하나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료진은 엑스선 소견 등을 들어 처음부터 세균성 폐렴이 발생한 것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여하지 못했지만 투여했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의료진의 의견이다.

이 환자에게 폐렴 초기부터 투여된 광범위 항생제가 효과를 나타내지 않은 것이 바이러스성 폐렴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세균성 폐렴이었지만 병세가 너무 위중했기 때문인지는 명확히 가릴 수가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밖에 항생제 내성 균주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 경우 균 배양검사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폐렴을 악화시킨 다른 질병이나 원인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건당국이 기존 질환 등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관계자는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질병의 경과가 너무 급격해 사망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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