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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만에 실체 드러낸 '전남함평 집단학살 사건'

<앵커>

한국 전쟁때 전남 함평에서 벌어진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이 58년 만에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빨치산에게 잡혀왔다가 국군에게 사살된 기구한 영혼들이 100여 명입니다.

KBC 송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전남 함평군 불갑산 일대에서 6.25 전쟁 기간에 집단희생된 민간인 100여 명의 유해와 유품을 발굴해 공개했습니다.

이들 유해는 1951년 2월 20일 국군 11사단 20연대 2대대가 불갑산지역 공비소탕작전 때 집단 사살한 사람들의 것입니다.

당시 군은 불갑산 일대에 무장인원 500명과 비무장인원 3천 명 등 적 3천5백 명이 집결해 있었다고 전투상보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화해위원회는 생존자 증언과 유품 등을 통해서 이곳에서 숨진 사람들이 적이 아니라 빨치산에 의해 인질로 끌려온 장성군 주민들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문만섭/생존자(당시 17세) : 어떻게 데려왔냐면, 우리를 안 데리고 가면 군인들이 들어와서 '여기 있던 빨치산들이 어디로 갔냐'고, '이리 갔다'고 증언을 한다고 우리를 데려가버렸어요.]

이를 증명하듯 발굴현장에는 세 살에서 6살 사이의 유아나 어린이로 보이는 유해가 포함돼 있고, 유품중에 거울과 빗, 담뱃대 등 여성과 노인용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김동춘/진실위 상임위원 : 그동안 국군 측에서 주장해왔던 부분하고 저희 위원회가 조사한 부분하고 상충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증언과 땅 속에서 나오는 증거에 의해서 새롭게 역사를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당시 군 전투상보와 주민 증언을 종합하면 인근 운암마을 뒷산 등 불갑산 일대에서 희생된 민간인이 1,000명에서 최대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불갑산 일대 민간인 집단희생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과 함께 발굴현장을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보존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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