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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말의 잔치'…금융위기 해법 제시 못해

제7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며 이틀간의 회의를 끝냈다.

그러나 정작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세계 금융위기 해법이나 구체적인 행동 강령이 나오지 않아 '말의 잔치'만 하다가 막을 내린 셈이다.

자오시쥔(趙錫軍) 중국 런민(人民)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행동 강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자오 교수는 "아시아와 유럽의 현재 금융상황은 서로 다르다"면서 "따라서 아시아와 유럽이 어떤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유럽은 이번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로 은행들이 커다란 타격을 받았으며 유럽 각국 정부들은 금융기관들에 대해 2조달러 이상의 구제금융을 약속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받고 있는 타격은 수출이 감소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철수하는 정도로 지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자오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은 먼저 자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위기를 느끼기 전까지는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세계가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이제 막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금융위기의 해법이나 대책은 추후 회의에서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모두 알게 됐다는 점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지난 100여년 동안 이렇게 규모가 큰 금융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이번 회의 개막 전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세계 금융정책이나 투자 분야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국 국내 경제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결국 세계를 돕는 길이라며 방관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인훙(時殷宏) 중국 런민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혼란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성급하게 제안을 하거나 구제 조치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면서 "혼란을 초래할 국가들이 스스로 자기를 구하는 일에 지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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