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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씨 네 모녀 살해 동기.. 결국은 '돈 문제'

전세금 빌려 지인, 형, 또다른 내연녀 등에 송금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 씨가 교제 중인 40대 여성의 일가족을 끔찍하게 살해한 이유는 돈 문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발생 전 평소 사귀어오던 음식점 사장 김모(45.여) 씨와 함께 은행으로 가 김씨의 예금 1억7천만 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뒤 이 돈을 빌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1억7천만 원은 김 씨가 사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의 전세금 중 아직 치르지 않은 잔금의 액수와 정확히 일치한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말 이 씨로 추정되는 40대 남성과 함께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전세 2억 원에 아파트를 계약했다가 이 아파트가 가처분 신청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중 3천만 원만 우선 집주인에게 건넨 뒤 나머지 1억7천만 원은 올해 2월20일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급전이 필요했던 이 씨는 김 씨를 설득해 당장 쓸 일이 없어진 이 돈을 빌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화상경마장 사업에 실패해 2004년 100억 원대의 부도를 내고 자금 압박을 못 이겨 부동산 투자 사기까지 저지른 이 씨에게 제때 이 돈을 갚을 능력이 있을 리 없었다.

이 씨는 범행 전후로 지인과 형, 또 다른 내연녀로 추정되는 여성 등에게 최대 몇 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각각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 씨가 여러 군데서 빚을 지고 있다가 김 씨에게서 빌린 돈으로 우선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금 지급일이 다가오면서 김 씨로부터 "잔금을 지불해야 하니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게 된 이 씨는 결국 김 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시신을 넣을 비닐과 성인 여성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대형 가방 등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김 씨 집에 찾아갔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 씨가 김 씨뿐 아니라 딸 3명까지 모두 살해한 것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안에 김 씨와 함께 있던 딸 2명은 물론 밖에 나가있던 큰딸마저 유인해 살해한 것은 자신과 김 씨의 관계 및 금전 문제를 잘 알고 있던 큰딸의 신고로 금방 자신이 용의선상에 오를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이 씨가 김 씨뿐 아니라 여러 명의 여자를 사귀었고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김 씨와 결혼할 계획이 없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식당을 운영하는 김 씨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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