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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실종사건' 경찰 왜 수색에 안 나서나

섣부른 수색으로 수사혼선 우려…행적도 묘연

김모(46.여)씨와 세 딸이 함께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전남 화순군 일대에서 수색작업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화순군은 김씨 모녀가 용의자로 지목된 전 해태 타이거즈 야구선수 이호성(41)씨에 의해 살해됐을 경우 시신이 묻히거나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광주가 연고지인 이씨가 선수 시절 동료 선수들과 함께 자주 식사를 하거나 지인들을 만난 곳도 바로 화순이고, 관내에는 이씨 본인의 선친 묘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황에 덧붙여 실종 다음날인 19일 오전 5시40분께 화순의 한 야산에서 김씨 큰딸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점, 이씨가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 소유의 SM5 승용차가 실종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50분께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장성 나들목을 지난 점 등으로 미뤄보면 화순군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장소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의 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전남경찰청은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지 사흘째인 이날까지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화순군 야산의 송신탑 일대에 대한 본격적인 수색에 나서지 않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유력한 해석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가 조만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남경찰에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협조'를 요청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아직 이씨의 소재나 김씨 모녀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수색에 나선다면 수사에 혼선을 줄 뿐만 아니라 우선 이씨를 붙잡아야 살해 여부와 시신 위치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종 당일 이후의 행적이 좀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점도 경찰이 아직 대대적인 수색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이 파악한 김씨 큰딸의 휴대전화 위치는 18일 오후 11시와 19일 오전 0시5분께 서울 종로, 19일 오전 5시40분 전남 화순, 20일 오전 10시4분께 충남 공주 등이며 김씨의 SM5 승용차는 20일 오후 8시18분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 도로 세워졌다.

큰딸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호남고속도로 장성나들목 및 마포구 아파트 주차장 CCTV에 찍힌 시간대를 종합하면 서울→화순→장성→공주→서울로 이동하는 사이의 시간대에 이씨와 김씨 큰딸 등의 행적이 묘연하기 때문에 수색 장소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쪽에서 개입을 꺼리는 것 같아 우리가 스스로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며 "용의자 체포의 주공과는 별도로 공조 수사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화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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