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9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향해 '올 인'(다걸기) 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최고위원의 서울 또는 수도권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합민주당이 손학규 당 대표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서울이나 수도권에 전략 공천할 경우, 이에 대한 '대항마'로 정 최고위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이 대통령의 측근 의원들에 의해 정 최고위원에 전달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측은 일단 부정적 입장이다. 정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우리는 이미 지난 금요일부터 울산에 내려와 선거에 대비하는 상황"이라며 "저쪽 지도부가 나온다는 지역에 정 최고위원이 나서기도 적절치 않고, 서울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공천자가 정해진 만큼 우리가 뒤늦게 가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 같은 설에 대해 "저쪽에서 당 지도부를 경쟁이 센 지역에 내보낸다고 하니 나온 말인 것 같다. 다 뛰어난 상상력의 결과"라며 "청와대에서는 당의 공천과 관련해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이 대통령이 그런 뜻을 전달한 것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올 7월 당권은 물론 궁극적으로 대권이라는 큰 뜻을 품고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정 최고위원이 대망을 위해 `모종의 결심'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최고위원과 가까운 당내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그런 얘기가 떠돌기에 최근 정 최고위원에게 물어보니 '나중에 구체적으로 논의가 됐을 때 이야기해보자'라고 하더라"라며 정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5선인 정 최고위원이 정치적 대변신을 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면 서울이나 수도권에 진입하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