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노태우 정권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씨가 거액의 돈을 횡령 당했다며 한 여교수를 고소했습니다. 액수도 놀랍거니와 그 경위도 영 석연치가 않습니다.
김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박철언 전 장관이 횡령 당했다고 주장하는 돈은 176억 원입니다.
선친의 뜻에 따라 세우려던 재단의 설립자금을 모 대학교 무용과 K 모 교수에게 맡겼는데 K 교수가 빼돌렸다는 겁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90년대부터 자신과 친지 등의 명의로 관리해오던 60여 개 계좌를 2000년 무렵부터 K 교수에게 맡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철언/전 장관 : 이율을 1년에 0.5, 어떤 거는 1프로 더 받아 가지고 그걸 해 온다 이 말 입니다. (강 교수가) 집안에 돈이 많기 때문에 특판 예금을 줍니다. (그래서) 점점 심부름을 그 쪽에 시키게 된거죠.]
그러다 재작년 7월 돈을 찾으러 갔다가 모두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박 전 장관은 주장했습니다.
[박철언/전 장관: (은행에) 갔더니, 그 쪽에서 하는 말이 아 이거 5년 전에 찾아 갔습니다. 위조된 겁니다. 52개에 해당하는 부분이 위조 변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깡통이더라 이겁니다.]
박 전 장관을 비롯한 8명은 지난해 K 교수와 관계자 6명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K교수가 금액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긴 하지만, 횡령 자체는 차츰 시인하고 있어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박 전 장관과 달리 K 교수는 물론 두 사람을 소개해준 P 모 교수는 전화를 꺼놓아 접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8명이 모은 돈이라고 보기엔 액수가 많은 데다, 금융 전문가도 아닌 무용과 여교수에게 거액의 관리를 맡겼다는 점 때문에 세간에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찰이 비자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기에는 공소시효 3년이 이미 지난 상태여서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을 속시원히 밝혀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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