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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설 맞은 캄보디아 새댁, "한국 설은 추워요"

19살 연상과 결혼한 속다비 씨

"한국에서 처음 맞는 설, 춥지만 무척 설레요"

19살 연상의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전남 영광군 염산면에서 살고 있는 캄보디아인 속다비(23.여) 씨는 7일 아침 일찍부터 시어머니와 함께 설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속다비 씨는 지난해 2월 김성연(42) 씨와 결혼해 4월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한 '새댁'이다.

고향인 캄보디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영하의 날씨에서 속다비 씨는 꽁꽁 언 손에 입김을 불며 마당 김장독에서 김치를 꺼내 아침상을 차렸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캄보디아의 음식 문화 때문인지 올해부터 이 집 설 음식에는 유난히 고기가 많다고.

하지만 시어머니는 다리를 다쳐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아들 김 씨를 도와 고된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는 속 깊은 며느리 속다비 씨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김 씨는 "1999년 공장에서 사고가 나 아킬레스건이 다친 뒤 고향 영광으로 내려왔다"며 "10년 가까이 절망 속에서 무기력한 삶을 살았는데 지난해 아내를 만나 이곳에서 새 출발을 하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미 어엿한 가정을 꾸린 동생 4명이 찾아온 데다 임신 9개월째인 속다비 씨가 이 달 중순 출산을 앞두고 있어 김 씨 집안의 기쁨은 두 배다.

그래도 명절을 맞아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한 속다비 씨는 오는 11월 남편 김 씨와 함께 캄보디아를 찾을 계획이다.

김 씨는 "캄보디아에는 조혼 풍습이 있어 장인 내외와 1살 차이 밖에 안 난다"며 "우리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처가를 도우며 사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영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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