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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투자심리 '싸늘'…1,500선도 안심 못해

증시가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 때문에 계속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코스피지수 1,500선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지지선으로 믿어왔던 코스피지수 1,600선이 맥없이 무너지자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한 향후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으며 1,500선이 붕괴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속 수급도 꼬여 = 코스피지수는 이날 2.98% 급락한 1,589.06, 코스닥지수는 4.67% 폭락한 603.11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 낙폭은 일본 -0.99%, 중국 상하이지종합지수 -0.90% 등의 3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온 국내 증시가 이같이 상대적으로 크게 빠진 것은 미국발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급이 꼬였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특히 최근 증시가 하락하며 '큰 손'으로 군림해온 미래에셋이 보유종목들을 처분하고 있다는 우려감과 함께 작년 장세를 이끌었던 조선.해운.기계 등의 이익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에 매물이 쏟아져 증시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또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주체들이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피하면서 매수공백이 발생한 것도 주가급락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도 적지않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한해운, 두산중공업 등 조선.기계.해운업종은 10%이상 급락했으며 이들 종목을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관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14.34% 폭락했다.

최근 급락장세를 주도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순매도금액이 142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개인은 9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2천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2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관련주들에 대한 과민반응이 나타나며 수급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500선도 깨질 수 있다 = 전문가들은 지지선으로 믿어왔던 1,600선이 힘없이 무너지자 이제 1,5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으며 1,500선이 깨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왔던 31일(한국시간) 미국의 금리 이벤트도 이미 증시에 반영돼 `약발'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3배로 1990년대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IT버블 당시 PER 24배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국내 증시의 PER는 10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과거사례를 볼 때 더 떨어지기 힘든 수준이라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는 과거 9.11테러, 이라크전쟁, 중국긴축 등으로 인한 극단적인 폭락상황에서도 PER 10배는 지켰다는 것이다.

정영완 센터장은 "심리적으로 과민반응이 나타나고 있어 1,500선이 깨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1,540선 정도를 지지선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센터장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해외 펀드들의 자금회수, 기업들에 대한 조사설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유포되며 증시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으나 경기, 기업이익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는 과매도권"이라고 말했다.

◆ 증시 주도주 중국 관련주에서 IT로 교체되나 =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조정으로 중국 관련주들이 물러나고 IT, 은행, 자동차 등 지난 2년여간 횡보해온 `못난이 삼총사'가 새롭게 주도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관련 종목에 주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실제 이날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2.33%)와 하이닉스(3.37%), 삼성SDI(1.13%) 등 일부 IT주들은 상승했으며 국민은행(-0.49%), 기업은행(-0.29%), 대구은행(0.36%), 외환은행(-0.73%), 하나금융지주(-1.53%), 신한지주(-1.01%) 등 은행주들은 낙폭이 적었다.

현대차(-0.27%), 기아차(-2.43%), 쌍용차(-1.81%), 현대모비스(-2.17%) 등 자동차업종도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정영완 센터장은 "조선, 기계, 해운 등의 업종은 이익증가세가 작년 6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대부분 작년 6월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번 증시 조정을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이익개선 전망이 밝은 IT, 자동차, 은행 등으로 변경하라"고 제안했다.

◆추격매도는 금물..저가매수 준비해야 = 증시가 폭락세를 거듭하면서 코스피지수 1,500선 초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매도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저점 매수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과 같은 변동장세에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높은 기업이익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들이 투자의 안정성과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관련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새롭게 부상하는 IT, 은행, 자동차 외에 유틸리티, 제약 등의 종목도 안전한 투자처라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과매도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미 추격매도에 동참할 시기는 지났으며 지금부터라도 저점 매수에 나서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정호 센터장은 "증시가 바닥권에서는 심한 변동성이 나타나는데 현재가 그런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는 과매도권이며 따라서 추격매도보다는 매수에 나서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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