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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이오와의 선택, 출발부터 대반전 드라마

안주보다 변화 선택…뉴햄프셔 혈투 예고

"아이오와 코커스는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의 표출이었다"

민주,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11.4 대선 대장정의 첫 출발부터 반전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힐러리 대세론' '롬니 우세론'은 일거에 무너졌고 향후 양당 경선 판도는 어떤 예측도 불허하게 됐다.

◇ 변화의 욕구 승패 갈랐다 = 변화의 바람을 타고 파죽지세를 보여온 '허커비풍(風)'과 '오바마풍' 앞에선 대세론도 우세론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그만큼 변화에 대한 미국민들의 기대와 욕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기득권에 안주하기 보다는 변화를 택한 것이다.

지난 7년여간 조지 부시 대통령 치하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후유증, 민주당 주도의 의회와의 대립 등 소모적 정쟁에 미국민들은 염증을 느껴왔고, 그런 피로감은 변화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 오바마-허커비 급부상, 힐러리-롬니 주춤, 에드워즈-매케인 선전 = 한마디로 이번 선거 결과는 버락 오바마와 마이크 허커비의 급부상, 힐러리 클린턴과 미트 롬니의 침체, 존 에드워즈와 존 매케인의 선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선거초반 부진했던 허커비는 경선 중반이후 보수층의 강력한 지지로 바람을 타기 시작, 공화당의 재집권을 가능케 할 기대주로 도약했다.

오바마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힐러리, 에드워즈를 보기좋게 눌러 기분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

오바마가 비록 힐러리와 전국단위 지지도에서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승리할 경우 승기를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미 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않다.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았다"는 뜻인 자신의 이름 '버락'대로 이번 코커스를 치르면서 가장 축복받은 정치인이 될 공산이 커졌다.

1976년 무명인사였던 민주당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 돌풍을 일으켜 결국 대통령에 당선, '땅콩밭의 승리'를 일군 것처럼 오바마나 허커비도 이번 승리로 대권고지의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힐러리 대세론에 상처 = 그러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광, 전국적 여론조사 1위, 자금 모금 1위 등 3대 호재를 안고서도 3위로 밀려난 힐러리는 이번 선거 결과로 대세론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전국적으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지만 아이오와에서 일격을 당함으로써 향후 경선구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뉴햄프셔에서도 아이오와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오바마 대세론'으로 여론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뉴햄프셔에서 반드시 승리하지 않으면 향후 경선과정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힐러리는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 뉴햄프셔 혈투 예고 = 아이오와 코커스는 미 대통령 선거전의 첫 뚜껑을 여는 선거란 점에서 정치적으로 큰 상징성과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반드시 대권을 잡는 것은 아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하다. 인구가 적은 아이오와 주는 향후 대세를 가를 정도의 폭발력을 가지지는 못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아이오와의 승자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지지율 소폭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난 1972년 이래 총 13번의 경선에서 이들 두 주의 승자가 같은 경우는 겨우 3번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88년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민주당내 경선에서 패배했으며, 92년 선거때는 빌 클린턴 후보가 3위에 그쳤으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점에서 힐러리나 에드워즈,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매케인 상원의원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나아가 2월 5일 '슈퍼 화요일'이 끝날 때까진 희망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의 혈투를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줄리아니, 매케인은 지지율이 낮은 아이오와주는 사실상 포기하고 뉴햄프셔와 이들이 표밭으로 간주하는 플로리다와 노스 캐롤라이나 등 남부지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대규모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전략지역에 승부수를 던지고 사활을 건 유세전을 벌여왔다.

줄리아니 진영에서 "슈퍼 화요일에서 대승리, 대세를 일거에 반전시키겠다"거나, 매케인 캠프에서 "뉴햄프셔에서 대역전극을 이루겠다"고 벼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디모인<아이오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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