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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 화물선 실종자 가족 '답답·분통'

"차디 찬 겨울바다에서 사투를 벌이느라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사고 소식도 5시간이나 지나서야 알려주고 구조작업에도 전혀 진전이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25일 오전 전남 여수 해상에서 조난된 화물선 이스턴 브라이트호에 승선했다 실종된 선원 가족들은 답답함과 초조함 속에서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부산 중구 중앙동 NHL개발㈜ 사무실은 이날 오후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실종 가족들의 눈물과 한숨, 분통으로 뒤범벅이 된 모습이었다.

가족 중 일부는 초기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 지 의문을 표시하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NHL개발㈜ 사무실에는 선원 가족 10여명이 모여 사고 현장으로 간 선사 직원, 해경 관계자가 전해오는 구조 상황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선원 부인은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대책본부에 들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 가족은 "속이 탄다"는 말로 초조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선사 측이 가족에게 사고가 난 지 5시간이나 지나 연락을 해왔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가족은 "사고가 난 지 12시간이 지났는데 왜 수색에 진전이 없느냐"고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 요청이 제 때에 해경에 접수됐는 지, 수색이 신속히 시작됐는 지 모르겠다"며 당국의 초기 대응에 의문을 표시했다.

다른 한 가족은 "배가 가라앉았을 지도 모른다는 데 이제 살아있을 가망은 없는 것 아니냐"며 절망하는 모습으로 통곡을 하기도 했다.

질산 2천t을 싣고 대만으로 향하던 1천300t급 이스턴 브라이트호는 이날 오전 4시19분께 조난신호를 보낸 뒤 여수 해역에서 실종돼 선장 정춘영(54.부산 사하구), 1항사 김해진(50.부산시 부산진구)씨 등 한국인 선원 12명, 미얀마인 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 250t급 경비 함정 등을 투입해 선박과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이 곳에 3-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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