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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화물선 마지막 교신 3시간후 조난신호

돌연한 기상악화로 침몰한 듯

전남 여수 해상에서 조난당한 화물 운반선 이스턴 브라이트(EASTERN BRIGHT)호는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이스턴 브라이트 호가 질산 2천t을 싣고 광양항에서 출발한 것은 전날 오후 11시30분께였다.

대만으로 가던 이스턴 브라이트 호는 25일 새벽 1시18분께 여수항만정보센터와 "항해중"이라는 내용의 마지막 교신을 한 뒤 3시간 뒤인 오전 4시19분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백도 북동쪽 8마일 해상에서 갑자기 조난신호음을 발신했다.

조난신호음은 배 내부에 설치된 위성신호기가 선박이 침몰할 경우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위성을 통해 발신하고 해경 본청에서 직접 수신하게 된다.

해경 본청은 새벽 4시33분께 여수해경에 경비정 급파를 지시했으며 사고선박과 무선통화에 실패한 여수해경은 즉시 250t급 경비함을 사고 해역에 출동시켜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사고 인근해역에는 3-4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고 해가 뜨기 전이어서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전 7시에는 풍랑주의보까지 발효됐다.

해경과 해군은 오전 8시께 경비함정 8척과 해군 함정 3척, 헬기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펼쳐 이스턴 브라이트 호에서 흘러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띠를 사고해역 인근에서 발견했다.

이어 오전 9시25분께에는 미얀마인 선원 묘테이(29)씨를 역시 사고해역에서 구조하고 오후 1시께 부터 해경.해군함정 1척씩과 해군 초계기까지 수색작업에 동원해 실종선원들과 선체를 찾고 있으나 오리무중이다.

사고해역은 수심이 60-70m로 적도에서 발생한 구로시오 해류의 지류가 유입되는 곳이어서 기상 돌변에 따른 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턴 브라이트 호가 광양항을 출발할 당시 날씨는 양호했으나 배가 먼바다로 진입하면서 날씨가 갑자기 변하기 시작해 해상에는 초속 14m의 강한 바람과 3-4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구조된 미얀마인 선원 묘테이씨가 의식을 되찾으면 정확한 사고 당시 상황을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사고해역 주변에서 다른 선박이나 암초 등과 충돌했다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급작스런 기상악화가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관계자는 "기름띠, 조난신호 등을 감안할 때 사고선박은 침몰당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구조된 선원의 진술이 나와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악천후가 사고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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