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모든 것 바치면 대통령 자격"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일하고 싶다고 하면 대통령 할 자격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서울 은평구의 고아 및 결손가정 어린이를 위한 복지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어린이가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나요'라고 묻자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도 열심히 살다가 남을 위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생기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답했다.

이 당선자는 `대통령에 당선된 기분이 어떠세요'라는 데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기회를 준 모든 국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힌 뒤 "어떻게 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잘 뽑았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많은 걱정도 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크리스마스에 예수님이 오실 때 부자를 위해 오신 것도, 힘 센 사람을 위해서 오신 것도 아니며 가장 약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금년 크리스마스도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 당선자는 이날 1시간 가까이 복지시설 내 컴퓨터실과 도서실, 생활관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어린이들과 만난 이 당선자는 일일이 "몇학년이냐",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고 인사를 건네며 어깨를 다독거리는 등 성탄절을 맞아 가족의 품이 더욱 그리울 아이들을 위로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005년 12월 24일 서울시장 재임 때 산타클로스 복장에 흰 수염을 붙이고 이 곳을 방문했는데 한 어린이가 수염이 진짜인지 알아보려고 자꾸 당겨 애를 먹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예배실에 나타난 이 당선자가 인형모자와 핸드크림, 바디로션 등 한아름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풀어놓자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또 이 당선자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과 '기쁘다 구주 오셨네', '아름다운 날' 등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부르며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갈 무렵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경제를 앞으로 어떻게 살리실 거에요'라고 물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