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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무기탈취범 수사 '졸속'…비난 여론 비등

강화도 군용 무기 탈취사건이 우울증 환자에 의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경찰수사 결과 발표에 '졸속' 수사라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 모(35)씨가 범행 당일 진눈깨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흐리자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강도 대상을 찾아 강화도를 배회하던 중 총기를 지닌 해병 병사 2명을 보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로 단정지었다.

그러나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던 정황이 적지 않다.

조 씨는 강화도에서 무기를 탈취한 뒤 코란도승용차를 화성 논바닥에서 불태우고 5km 떨어진 자신의 작업실로 걸어서 돌아가 미리 준비해 놨던 차량을 이용, 서울 용산의 자기 집으로 갔다.

미리 준비한 차량은 조 씨가 평소 타고 다니던 것으로 범행 전 화성 작업장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조 씨는 작업장에 차량을 가져다 놓은 뒤 버스로 상경, 서울 논현동 골목가에 방치해 놨던 코란도 승용차(10월 이천에서 훔친 차량)를 몰고 강화도로 가서 범행했다.

훔친 뒤 2개월 동안 거의 몰지 않던 코란도승용차를 다시 이용하고 자기 차량을 화성 작업장까지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은 범행 후 도주까지 미리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경기도 수원 조 씨 부모님 집 앞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는 코란도 승용차의 개조 설계도처럼 보이는 그림도 발견됐다.

조 씨가 범행을 앞두고 범행차량인 코란도 승용차에 범퍼 보호대(일명 캥거루범퍼)를 장착한 것은 일반차량으로 사람을 칠 경우 차체가 찌그러져 쉽게 노출될 것에 대비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처럼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경찰수사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templer1'을 사용하고 있는 네티즌은 "해병 대원 1명이 목숨을 잃고 무기가 대량으로 탈취됐던 대형사건인데 좀도둑 1명 잡은 것처럼 수사를 빨리 끝내려 하느냐"며 "공범 유무, 추가범행 여부 등 누구나 납득이 가능한 범행동기와 총기탈취 목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poiu962'는 "범인이 보인 치밀함으로 미뤄볼 때 우울증 치료도 검거된 이후를 계산한 것일 수 있다"며 "우울증 치료 병력이 있다면 형을 적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일부러 병원에 가서 우울증 환자 행세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디 'heartos'는 "경찰 수사가 오히려 우발적인 것 같다"며 "계획적이고 치밀한 수사를 바란다"고 전했으며 아이디 'rhrtn'는 "이래서 우울증으로 정신과는 문도 못 두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오랫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모두 밝히진 못했다"며 "추가범행 여부 등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은 정밀조사를 통해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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