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유조선 허베이호와 크레인의 충돌 경위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예인선의 안전불감증과 유조선의 부적절한 대처가 모두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산 해양수산청 관제센터가 예인선 선장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충돌경고를 했던 7일 오전 6시 15분까지, 예인선에서는 어떠한 위험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관제센터와 예인선의 VHF 통신은 번번이 실패했고, 예인선의 레이더 경고 시스템도 먹통이었습니다.
[최상환/태안 해경 서장 : 옆에 배는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장비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자동으로 항해를 한다던가 그런 기능을 설정했을 때는 할 수 있는데, 일단 본인들은 그 당시에 하지 않았다고 얘기를 합니다.]
첫 통화가 연결된 이후로는 관제센터와 예인선, 유조선 사이에 교신이 수십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크레인이 강한 북서풍을 받아 돛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바람에 예인선과 크레인은 유조선을 향해 빠르게 미끄러져 갔습니다.
오전 6시 45분쯤에는 예인선과 크레인을 연결하는 와이어 로프마저 끊겼고, 유조선은 앵커 로프를 풀어 급히 후진했지만 오전 7시쯤 충돌했습니다.
사고 당시 유조선은 정해진 해상 계류지 밖에서 정박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양쪽 과실이 다 있지만, 어느 쪽이 더 중하고 어느 쪽이 가볍다 정도를 해서 저희가 기소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해경은 어제(11일)까지 예인선 선원 20여 명의 조사를 마쳤고 오늘부터는 유조선 선원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관/련/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