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FTA 체결을 위한 준비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본 협상전의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를 하는 걸음마 단계지만 곧 급 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한수 외교통상부 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대표단과 위젠화(兪建華) 상무 부 국제경제무역관계사 사장 등 중국대표단은 오는 6월 서울에서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 2차회의를 한다.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는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FTA 체결을 위한 기본원칙에 관해 공동보고서를 채택,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양국은 지난 22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FTA 산.관. 학 공동연구 1차회의를 열고 공동보고서에 담을 항목을 확정하는 등 FTA 체결을 위한 기초작업에 돌입했다.
한국 정부는 1차 회의에서 상품은 물론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FTA를 선호하며 농수산물 등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FTA 체결이 자동차나 철강, 화학, 기계 등 민감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민감산업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 업계간 대화 채널 구축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와 산.관.학 공동연구를 하거나 예비협의를 하는 경우 FTA 체결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 산.관.학 공동연구는 본 협상으로 가기 위한 사전 준비단계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워낙 파급효과가 큰 만큼 공동연구 결과를 갖고 폭넓은 여론수렴을 거친 다음 추진 여부를 결정 해야 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한.중 FTA는 단기적으로 무역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을 따라잡고 대 한국 수출을 크게 늘려 무역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이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한.중 FTA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쌀을 비롯한 한국측의 민간품목에 대해서는 예외 인정 등을 통해 양보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경제적 측면은 물론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응하고 일본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외교전략적인 차원 에서 FTA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培晉三)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 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1월14일 3자 정상회담을 통해 3국간 FTA 체결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FTA가 체결되면 이를 계기로 한.중 FTA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정부는 협상의 구조와 내용을 한국에 유리하게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