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칠레와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 등 총 6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발효시켰다.
여기에 아세안(ASEAN)과의 FTA 비준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으므로 미국과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국은 이제 유럽과 아시아, 북미, 남미 등 전세계 대부분의 대륙에 자유무역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FTA 발효 이후 칠레와의 수출입 규모가 확대됐고 싱가포르와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A 발효후 교역규모 확대
한-칠레 FTA 발효 3년째인 작년 4월이후 10개월간 우리나라의 대 칠레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2억3천900만달러로 발효 직전 1년간(2003년4월-2004년3월) 무역수지 적자액 8억200만달러보다 무려 179.2%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적자 확대는 대 칠레 수입의 79.5%를 차지하는 동(銅)의 가격급등에 따른 것으로, 동 관련 제품을 제외하면 무역수지 흑자는 발효전 1년간 1억4천600만달러에서 발효후 1년차 3억2천600만달러, 2년차 4억2천100만달러, 3년차 7억9천600만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수출도 자동차가 발효후 3년간 연평균 51.8%나 증가하면서 4만8천900여대까지 늘어나 현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무선통신기기(107.6%), 경유(308.5%), 컬러TV(23.5%) 등 관세철폐 품목을 중심으로 매년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칠레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3.0%에서 작년 4.7%로 높아졌고 칠레의 한국산 제품 수입증가율은 연평균 48%에 달하고 있다.
칠레산 제품의 수입도 포도와 포도주 등 농산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칠레산 포도 수입증가율은 협정 발효후 1년차에 11.6%에서 3년차에는 69.1%로 높아졌고 포도주도 1년차 7.2%에서 3년차에는 50.1%로 상승했다.
발효 1년을 맞은 싱가포르와의 FTA 성적표도 긍정적이다.
당초 싱가포르는 무관세국가이므로 FTA가 발표되면 우리나라의 관세인하로 수입이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결과는 오히려 무역수지 흑자폭의 증가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FTA 발효전 11개월(2005년3월-2006년1월)간 대 싱가포르 무역수지 흑자는 23억1천800만달러였으나 발효후 11개월(2006년3월-2007년1월)간 흑자규모는 34억1천100만달러로 47.2%나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대 싱가포르 수출은 24.6%의 증가율을 기록해 전체 수출증가율 15.8%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수입은 9.1% 증가해 전체 17.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관세청은 또 올해 아세안과의 FTA가 발효되면 FTA 체결국과의 교역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3.9%에서 올해 15.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유무역협정이란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은 특정 국가에 배타적인 무역혜택을 부여하는 지역무역협정(RTA) 중 하나다. 서로 무역 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해 무역자유화를 실현함으로써 상호 이익을 확대하자는 `윈-윈'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모든 회원국들에게 최혜국 대우를 해주는 다자주의를 원칙으로 하는데 비해 FTA는 양자주의 또는 지역주의적 체제로 회원국에만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최근 들어 FTA는 상품의 관세철폐 외에도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정부조달.경쟁정책.무역구제 등까지 포괄하고 있다. 양국간 거래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세 외에도 각종 규제나 관행 등 비관세 문턱도 낮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FTA 체결은 갈수록 늘어나 2005년에는 세계 교역의 55%가 이 협정 내에서 이뤄졌다. 현재 발효중인 FTA는 197개에 이르며 이중 2000년 이후 106개가 체결됐다. 이는 WTO 회원국 수 증가에 따른 합의도출의 어려움으로 다자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한 나라는 ▲칠레(2004년 4월 발효) ▲싱가포르(2006년 3월 발효) ▲유럽무역자유연합(EFTA.2006년 9월발효) ▲아세안(2007년 5월께 발효예정)등 4곳(국가수는 14개국)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