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남자 펜싱 플뢰레에서는 이천웅 선수의 부상 투혼이 잔잔한 감동을 전했습니다. 금메달과 다름없는 은메달이었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천웅은 16강전에서 상대선수 무릎에 오른쪽 허벅지를 크게 다쳤지만 검을 놓지 않았습니다.
준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중국의 레이 쉉을 꺾었습니다.
마지막 상대는 일본의 오타유키.
다리를 절룩거리며 싸웠습니다.
초반에는 앞서 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리는 돌처럼 무거워졌습니다.
이번에는 다친 곳을 검에 찔렸습니다.
경기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극심한 통증에 한 동안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선수는 엄살이라고 조롱했습니다.
서있기 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상대 공격을 받아냈습니다.
통한의 역전패.
마지막 남은 힘까지 쏟아부은 뒤에야 그는 쓰러졌습니다.
상대는 오로지 금메달에 도취됐습니다.
경기에선 졌지만 스포츠 정신에서는 이천웅이 승자였습니다.
[이천웅/펜싱 국가대표 : 쓰러져서 죽는 한이 있어도 제일 높은 자리에서 지더라도 지고 싶었습니다. 포기하기 싫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정상에 서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이천웅의 부상투혼은 금메달 못지 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