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지난 일요일이 10만 년 만에 가장 더운 날이었다"

이달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습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입니다.

직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에 기록된 섭씨 17.08도였습니다.

C3S는 이 같은 새 기록이 조만간 다시 깨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지구의 열파(heatwaves)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주초에 21일 기록이 다시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6일의 종전 최고 기온 역시, 같은 달 3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기록이 연달아 경신된 결과였습니다.

WP는 21일 기온이 지구에서 마지막 빙하기가 시작된 10만여 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나무의 나이테, 호수 퇴적물 등 고대 물질을 통해 고대 기후를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당시 빙하기 동안에는 이같이 높은 기온을 보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는 10만~11만 년 전에 시작해 약 1만 년 전에 끝났으며 현재는 간빙기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같이 유례를 찾기 힘든 고온 현상은 지난 1년여간 꾸준히 관측됐습니다.

C3S에 따르면 지난해 7월 6일 이전까지 지구의 일일 최고기온은 2016년 8월 13일에 기록한 섭씨 16.8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2016년 종전 기록을 넘어선 날수는 57일에 달했습니다.

부온템포 국장은 "정말 충격적인 것은 지난 13개월 동안의 기온과 이전 기온이 보이는 차이"이라며 "우리는 실로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있다"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는 지난주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 기온이 직전 최고치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92%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또 다른 기후변화 연구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앤드루 퍼싱 과학 담당 부대표는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앞으로 몇 달, 몇 년간 새로운 기록이 깨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계속 대기에 탄소 오염물질을 더하고 있으므로 지구 온도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