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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발행인·편집국장, 해킹·사기로 특종"

"워싱턴포스트 발행인·편집국장, 해킹·사기로 특종"
▲ 워싱턴포스트 빌딩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해 1천억 원대의 적자를 내고 여성 편집국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격 사임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행인과 편집국장 내정자를 둘러싼 '불법 취재' 스캔들까지 불거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윌리엄 루이스 WP 발행인의 전 직장 동료인 피터 코에닉은 루이스 발행인이 과거 부정하게 입수한 전화 기록을 기사 작성에 이용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루이스 발행인은 워싱턴포스트로 오기 전인 2004년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에서 비즈니스 분야 편집자로 일했는데, 당시 자신에게 해킹으로 얻은 전화 통화 기록을 직접 주면서 기사를 쓰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기사는 영국 소매업체인 '마크스 앤 스펜서'의 매각 가능성을 다뤘는데, 이 회사는 CEO의 통화 세부 사항이 포함된 보도가 나가자 전화 기록이 해킹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이스 전 직장 동료 코에닉은 루이스가 유능한 편집자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변했다면서 "그의 야망이 윤리를 앞질렀다"고 비판했습니다.

코에닉은 WP 차기 편집국장으로 내정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부편집장인 로버트 윈넷도 2002년 선데이타임스에서 특종을 터트리면서 정보를 부정하게 습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윈넷은 '나치가 가장 좋아하는 리무진'으로 불렸던 독일 벤츠사의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를 주문한 영국 저명인사의 명단을 폭로했는데, 기사에서 명단 입수 경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선데이타임스와 거래했던 사립 탐정인 존 포드라는 인물이 2018년 인터뷰에서 해당 기사를 위한 자신의 작업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독일 전자열쇠 제조업체 직원을 가장해 벤츠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구매자 목록을 얻어냈다고 실토했습니다.

NYT는 루이스 발행인이 2009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편집국장으로 있을 때 취재원으로부터 정보를 사기 위해 12만 파운드(약 2억1천만 원)를 지불하기로 한 결정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정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금지하는 윤리강령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루이스 WP 발행인 겸 CEO

속임수와 해킹, 사기, 도청 등은 영국 타블로이드지들이 쓰던 취재 수법이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언론 재벌 루퍼드 머독이 소유한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유명인사들의 전화 통화를 불법적으로 도청해 기사를 써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관행은 철퇴를 맞았습니다.

다만, 당시 언론을 향한 비난이 주로 타블로이드지에 집중되면서 정론지로 분류되는 선데이타임스 소속이던 루이스와 윈넷 관련 논란은 주목받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NYT는 앞서 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이었던 샐리 버즈비가 이달 초 돌연 사임한 배경과 관련해 루이스 발행인이 자신과 관련이 있는 영국 내 전화해킹 소송의 진행 상황을 취재하게 한 버즈비를 질책한 바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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