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루저였지만…" 미 졸업식 돌며 1인당 130만 원 뿌린 갑부

미국 매사추세츠 다트머스 대학 졸업식에서 억만장자 자선가가 졸업생들에게 각각 1천 달러(약 136만 원)를 선물했다고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AP에 따르면 지난 16일 졸업식에서 돈다발을 선물한 자선가는 그래닛 텔레커뮤니케니션즈(Granite Telecommunications)의 창업자인 로버트 헤일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포브스지 추정 순자산이 54억 달러(약 7조 3천600억 원)에 달합니다.

헤일은 4년 전부터 졸업생들에게 현금을 선물로 안기는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축하할 일이 거의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기부를 시작했다"며 "인생에서 모험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헤일은 특히 학생들이 1천 달러 중 절반인 500달러(약 68만 원)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500달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날 졸업식에서 돈다발을 받게 된 졸업생은 1천여 명입니다.

자신과 아내 카렌이 인생에서 경험했던 가장 큰 기쁨이 기부였던 만큼 학생들도 이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졸업식에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고 싶다. 하나는 우리가 주는 선물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부라는 선물"이라며 "지금과 같은 힘든 시기에는 나눔과 배려, 기부의 필요성이 더 크고, 우리 공동체는 여느 때보다 여러분의 아량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아마도 여러분이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루저'일 수 있다"며 2002년 닷컴 붕괴로 운영하던 회사가 파산하는 등 성공하기까지 험난한 일도 많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헤일은 또한 학생들의 1천 달러의 절반을 기부하도록 강제할 방법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다수의 사람이 옳은 일을 하고 그로 인해 기뻐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졸업식에서 돈다발을 받게 된 졸업생 죠슈아 버나딘은 "모든 사람이 몇 초간 충격을 받았고, 그러고 나서 모두 행복해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버나딘은 아직 자신의 몫인 500달러로는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나머지 500달러는 대학에서 참여했던 극단과 성가대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버나딘은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이걸 가져야 해, 저걸 가져야 해'하며 소유하고 싶어 한다면서 도움을 준 다른 사람들을 기억하고 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사추세츠 보스턴 대학 졸업식에서 기부 선물 보따리를 풀었던 헤일은 내년에도 더 많은 기부를 할 계획입니다.

다만 그가 내년에 어느 대학의 졸업식에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사진=다트머스대학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