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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도 "큰 변화 없을 것", 왜? [스프]

[온더스팟]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스프 온더스팟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헬기 사고로 숨졌습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 이어 권력 2인자였던 그의 죽음이 이란과 중동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이란 전문가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와 긴급 점검합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누구?

스프 온더스팟 Q.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이 됐네요. 일단 사고가 일어난 곳이 동아제르바이잔주에 있는 산악지대 디즈마루인데 어떤 곳인가요? 굉장히 험준한 곳인가 봐요.

A. 이란이라는 나라는 2개의 산맥이 흐르는 나라거든요. 북쪽으로는 엘부르즈 산맥이 있고 남쪽으로는 자그로스 마운틴 산맥이 있는데요. 안에 이 분지처럼 있는 나라가 이란입니다. 사고난 곳이 아제르바이잔주 쪽에 산악지대거든요. 험하죠. 굉장히 험합니다.

Q. 사고 헬기가 1968년 초도비행을 한 기종이다, 미국산 벨-212. 대통령이 탄 헬기 치고는 좀 구식이어서 놀랐거든요.

A. 이란은 계속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왔고 미국이 특히 제재를 많이 해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항공기라든지 헬리콥터를 도입할 수가 없어요. 어렵습니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있는 기종들도 부품이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가 없어요. 사실 이란 제재의 가장 치명적인 점인데요. 사실은 저도 이란에 갔을 때는 가급적이면 항공기를 안 타려고 합니다.

Q. 라이시 대통령 말고 다른 관료들도 탑승을 했잖아요.

A. 굉장히 중요한 사람은 외교 장관 그리고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가 탔고요. 그다음에 타브리즈의 금요 예배 이맘(예배인도자)이 탔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인물들이죠. 민감한 시기에 대체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같이 타는 거는 보통 국가에서는 안 하는 일이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Q. 라이시 대통령은 정통 시아파의 강경파 원리주의 인물로 알고 있는데 지금 대내외적 평가는 어떤 인물인가요?

A. 라이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나올 때부터 상당히 논란이 많았어요. 1960년생이거든요. 1988년에 그러니까 28살 정도 됐었을 때 대단히 어려운 일을 합니다. 당시에 이란에 정치범들이 있었는데,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 말미에 반정부 세력도 있었고요. 그때 집단 처형을 했었거든요. 이때 판결을 맡았던 사람이에요. 즉결 처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고 그래서 서양에서는 학살자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란 대통령 선거 나올 때도 이게 항상 오명처럼 따라붙었었고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아주 훌륭한 제자였어요. 그림자처럼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를 따랐던 사람이고 두 사람이 사제간으로도 얽혀 있고. 이란에서는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었던 사람이죠.

사고 원인 두고 끊이지 않는 음모론

Q. 현재까지 서방 언론들은 악천후로 인한 사고사로 얘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이 계속 나오는 게 내부적인 라이시의 적, 내부 세력에 의한 범죄 아니냐 또는 외국의 어떤 기관 공작이 들어간 거 아니냐, 물론 확인되지는 않았고 가능성이 낮다는 보도도 있긴 하더라고요.

A. 지금까지 제가 파악한 걸로만 말씀드리면 굉장히 중요한 목격담이 있거든요. 헬기가 이렇게 비상 착륙하려고 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 얘기는 비상착륙할 때까지 프로펠러가 돌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거는 프로펠러가 문제 있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 얘기죠. 그런 얘기를 들어보면 사고사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나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죠.
스프 온더스팟음모론으로 본다면 이런 식으로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굳이 외국 세력이 아니더라도 반정부 세력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이번에 헬기가 떨어진 곳이 동아제르바이잔이거든요. 이란 내에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총인구가 한 15%나 되거든요. 그런데 이들 중에서 아제르바이잔은 이란에서 독립을 시켜야 된다고 하는 세력들도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 외국의 사주를 받고 뭔가 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사보타주를 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게 하나의 음모설입니다.

이란 자체 내에서 권력 투쟁으로 라이시를 제거했다? 이거는 저는 오히려 신빙성이 가장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럴 만한 정치적 지형은 아니고요. 그 정도로 암투가 있거나 그러지는 않거든요.

목격담이 맞다면 사고사 가능성이 클 것 같은데 음모론은 제기가 되고 있는 거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측에서도 이게 맞다기보다는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시 대통령이 죽은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죽었느냐가 이번 사건 사고의 중요한 변수가 될 거다. 만약에 사고사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사고사가 아니라면 좀 복잡해지거든요.

권력 2인자의 빈자리는 어디로?

Q. 하메네이를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다 이렇게 거론돼 왔다고 하던데요.

A. 이란은 대통령이 서열 2위고요. 2위지만 행정부의 수반일 뿐이에요.

우리는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을 가지고 있고 전쟁 선포권을 가지고 있고 모든 외교권도 가지고 있잖아요. 이란은 그게 대통령한테 없어요. 그걸 누가 갖고 있냐면 최고 지도자가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그런데 아무나 되는 게 아니고 종교인들만 될 수 있어요.
스프 온더스팟대통령은 종교인이든 아니든 가능합니다. 국민투표로 뽑으니까. 근데 최고 지도자는 종교 지도자만 될 수 있는 거고, 최고 지도자는 대통령처럼 국민들이 직선으로 뽑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뽑은 종교 전문가 의회가 있어요. 8년마다 한 번씩 선거를 하거든요. 거기 의원들이 88명인데 이 사람들이 최고 지도자를 뽑을 수도 있고 탄핵할 수도 있습니다. 역대 탄핵한 적은 한 번도 없고요. 차기 최고 지도자로 유력한 후보 중에 한 명이라고들 많이 거론을 했죠.

Q. 그러면 유력한 후보자가 사라진 상황이 됐는데요. 후계 구도가 굉장히 요동을 칠 것 같은데 어떻게 될까요?

A. 현재 최고 지도가 하메네이가 39년 토끼띠입니다. 올해 2024년이니까 85세죠. 그런데 이분이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암살 위협을 받아서 폭탄 때문에 오른팔을 못 씁니다. 여러 가지 신체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워낙 강건한 신체를 가지고 있어서 지금까지 잘 버텨오고 있거든요.

이분한테 문제가 생기면 최고 지도자를 뽑아야 되는데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겐 모즈타바라고 아들이 있어요. 젊은 아들인데 여기에 마음을 좀 두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아들을 차기 지도자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서 이 두 사람 이름이 많이 오르내렸었죠.
스프 온더스팟그런데 문제는 이란의 소위 말해서 개혁적인 세력 그리고 라이시 대통령 전에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뭐라고 그랬냐면 우리가 왜 혁명을 했느냐, 세습 때문에 우리가 왕정을 넘어뜨렸는데 우리가 또 그걸 똑같이 할 수 있느냐 하면서 아주 간접적으로 비판을 세게 했거든요. 말이 안 된다 이거죠.

최고 지도자를 뽑는 데에서 보수파가 역량이 굉장히 강하니까 거기서 반대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이 이란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아요.

Q. 라이시의 죽음으로 인해서 권력투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는 건 어떤 분란을 얘기하는 걸까요?

A. 대통령 선거는 그게 큰 문제가 될 거라고 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란이라는 나라가 시스템이 그래도 40년 동안 작동하는 나라고 대통령이 죽었다고 그래서 나라가 절단나는 그렇게 행정력이 약한 나라가 아닙니다. 2020년에 미국이 솔레이마니라는 사령관을 바그다드 공항에서 죽였을 때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죽었다고 해서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와해되거나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지금 무슨 얘기가 나오냐면 결국엔 대통령 선거라기보다는 이란을 좌지우지하는 최고 지도자 자리에 거론이 되던 라이시 대통령이 사라졌으니까 그러면 그다음에 어떠한 사람이 물망에 오를 것이며 그러면 개혁파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며 이런 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Q. 50일 이내에 새로 대통령을 뽑게 돼 있는데 반정부 분위기가 높다고 들었거든요.

A. 반정부 분위기는 항상 높아요. 과연 그게 선거장에까지 연결되느냐가 문제죠. 그러니까 이번에도 만약에 50일 안에 선거가 된다면 사회 변화를 원하는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번 3월에 국회의원 선거 했었잖아요.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 테헤란 선거구의 투표율이 7%입니다. 전체적으로 최악의 투표율로 계속되고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해 희망을 잃어버린 거죠. 내가 투표를 해봤자 되지도 않을 거고 바뀔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아예 그냥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거예요.

히잡 시위가 작년에 있었는데요. 그럼 올 선거에서 반영이 돼야 되잖아요. 전혀 반영 안 했어요.

Q. 내부적인 상황이 그렇게 썩 좋지 않은 모양이에요.

A. 상당히 안 좋죠. 예를 들면 환율만 얘기를 들어보면 2015년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한참 얘기할 때 굉장히 높았거든요. 1달러가 3만 7천 리얄이었습니다. 지금 얼마인 줄 아세요? 1달러가 60만 리얄. 거의 20배 오른 거죠. 15배 이상 오른 거고요.

환율이 올라가 있고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요. 국민들이 일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도 월급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이란이 지금 총체적인 난국이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와서 제재를 약간 느슨하게 해주는 경향은 있어서 석유는 팔고는 있지만 그게 완전히 제재가 풀린 거하고는 완전히 다른 거죠. 그래서 핵 문제하고 연관돼 가지고 제재를 계속 받고 있기 때문에 이란 경제가 지금 단숨에 나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Q. (후임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기존의 강경파에서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될 가능성이?

A. 자연스럽게 되겠죠. 이란은 내가 대통령을 나오겠다 하고 나올 수는 있는데 그 심사를 받아야 돼요. 제가 만약에 이란에 좀 삐딱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 이런 사람들은 다 제쳐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가 힘이 막강해요. 대체적으로 개혁파는 모든 선거에서 운동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할 수밖에 없어요.

내년 2025년에 대통령 선거를 하게 돼 있는 건데 아직 시간이 1년이나 남았는데 이런 일이 있었을 거라고는 아무도 준비 못했을 거예요. 자리프 전 외교장관이라든지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을까, 그런데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같은 경우 이번에 전문가 의회 선거에서도 출마가 금지됐거든요. 그래서 쉽지 않을 겁니다. 개혁파라든지 약간 온건파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저는 굉장히 낮게 봅니다.

Q. 이란 사람들도 지금 크게 동요는 안 하나 보죠.

A. 이란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나라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마치 히잡 시위가 나서 이란이 다 넘어질 것처럼 얘기했잖아요.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그러니까 밖에서는 이란의 조그만 모습만 나면 막 확대해 가지고 뭔가 희망이 보인다 희망을 만드는데 그건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란의 정권 교체가 가능하냐고 묻는데 저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가 혁명수비대입니다. 혁명수비대의 역할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래요. 정규군이 있어도 어떤 세력이든 혁명수비대가 이란을 사실 통제하고 있는 거거든요. 혁명수비대 인원이, 지금 신문 같은 데 나면 25만 이렇게 나오잖아요. 사실 25만 넘습니다. 400만 가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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