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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라는 이름의 판타지 : '업고 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욕망 [스프]

[취향저격]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글 : 장은진 대중문화평론가)

장은진 취향저격
통통 튀는 발랄한 제목처럼 <선재 업고 튀어>의 화제성이 연일 상한가다. 4% 시청률이면 나쁘지 않은 승률인데 <눈물의 여왕>에서는 살짝 아쉬웠던 멜로물의 포텐을 터뜨리며 주말에 드라마 빈지뷰잉(Binge-Viewing, 몰아보기)하던 내가 어쩌다 월요일을 기다리고 있는지, 게다가 달력을 보며 팝업 스토어 오픈 날짜까지 동그라미 치고 있으니 <선.업.튀>에게 제대로 영업당했지 싶다.

아마도 <눈물의 여왕>과 더불어 TVN 최고의 상반기 화제작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마지막 회 주연배우들과 단체관람 이벤트, 곧 오픈할 팝업 스토어까지 <선.업.튀>의 열기가 뜨겁다. 원작 웹소설 <내일의 으뜸>과 웹툰, 종이로 출판된 단행본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니, 솔이와 선재, 솔선 IP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선재 업고 튀어>의 핵심 주제는 '최애 구하기'다. 한 번쯤 찐한 덕후를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가 사랑하는 최애 지키기. 존재해줘서 고맙고 태어나줘서 고맙고 그저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고마운, 내가 사랑하는 스타를 향한 팬덤의 명제가 드라마 전반을 지배한다.

이 드라마가 이토록 시청자와 수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선재 살리기'라는 강력한 초목표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이 성취해야 할 목표를 뜻하는 초목표는 드라마의 방향성이자 원동력이다. 궁극의 목표인 초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쉴 틈을 안 주다 보니 드라마 서사에 몰입이 뛰어나고 팬덤을 구축하듯 충성도 있는 강력한 드라마 팬덤이 형성되는 것이다.

구원의 역할을 서로에게 부여하고 솔이가 과거로 가서 선재를 살리려는 게 결국 선재가 솔이를 살리는 것이 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구하고 지킨다는 스토리는 선업튀의 세계관을 만들어내며 한 번쯤이라도 덕질에 빠졌던 수용자들의 과몰입 증상을 유발한다. 영화 <아가씨> 속 대사인 '나를 망치러 온 구원자'는 종종 덕질을 하는 팬들 사이에 쓰이는 말로 나를 애타게 만드는 상대는 나의 구원자임과 동시에 나락과 극락을 오가게 만드는 대상임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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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이렇게 MZ세대들의 열정적 지지를 얻게 된 이유는 드라마 타깃층인 MZ세대들의 추억을 제대로 복구한 데 있다. 싸이월드의 아바타와 브라운아이즈의 노래 '점점'을 통해 솔이와 선재의 심리적 거리를 표현한 부분이나 극 중 이클립스라는 밴드가 부르는 '소나기'와 드라마 속 OST가 2000년대 아련한 정서를 소환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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