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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인 1만 명 넘게 또 사라졌다…2월 출생 역대 최소·사망 최다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미래가 또 걱정되는 소식입니다. 지난 2월에 태어난 아기 숫자를 세봤더니 처음으로 2만 명 선이 깨졌다고요.

<기자>

2024년 2월생 1만 9천362명에 그칩니다.

지난해보다 1년 만에 3.3%나 줄어들면서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월 출생아가 2만 명 선이 무너졌습니다.

3만 명 선이 깨진 게 지난 2018년입니다.

그리고 2만 명 선까지 무너지는 데 6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적게 태어나기도 하지만, 감소 속도가 보시는 것처럼 너무 빠릅니다.

반면에 사망자는 3만 명에 가까운 2만 9천977명이었습니다.

고령사회가 되다 보니까, 노인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고 자연히 사망자 수가 늘어납니다.

출생아 수는 역대 2월 중에 가장 적고 사망자 수는 역대 2월 중에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지난 2월의 인구 자연감소 규모도 역대 최대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 만에 무려 1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금 4년 4개월째 단 한 달도 빼놓지 않고 연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절벽 문제에 있어서 그야말로 한국이 역사상 세상 어느 나라도 가본 적이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닌 현실입니다.

<앵커>

정말 어떻게든 해야 될 것 같은데 큰일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결혼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죠.

<기자>

지난 2월에는 1만 6천949쌍이 결혼해서 1년 전보다 5%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추세는 좀 더 지켜봐야 것 같기는 합니다.

결혼은 그래도 최근에 조금씩이나마 증가해 왔거든요.

혼인 건수는 코로나 대유행 이전부터 뚝뚝 떨어지긴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2021년에 처음으로 연간 20만 쌍 선이 무너졌죠.

그러다 지난해 약간 반등이 시작됐습니다.

올해 1월에도 1년 전보다 11.6%나 늘어나면서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월 2만 건을 넘어섰는데, 지난 2월에 다시 줄어든 겁니다.

1월에 워낙 늘었기 때문에 1, 2월을 합쳐서 보면 아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가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번에 설 연휴로 2월 감소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지난해는 연휴가 1월에 있었고 올해는 2월이었기 때문에, 혼인신고가 가능했던 날 수에 차이가 나서 이렇게 올해 1월 결혼은 크게 늘어 보이고 2월 결혼은 줄어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거죠.

그래서 3월까지 봐야, 1분기 전체를 봐야 지금 추세가 어떤 쪽을 향하고 있는지 좀 더 명확해질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혼 건수를 보면, 이혼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날 역시 올해 2월에 설 연휴 때문에 줄어든 건 마찬가지인데요.

1년 전보다 이혼은 1.8% 늘어났습니다.

<앵커>

이런 심각한 인구절벽 상황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모든 면에서 바꿔가겠죠. 또 한 가지 나온 게 이대로면 2040년부터 우리나라에 빈집이 급격히 늘어날 거다. 이런 분석도 나왔네요.

<기자>

우리나라의 가구 수는 2039년에 2천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는다. 그리고 2040년부터 가구 수도 줄어들기 시작해서 버려지는 빈집들이 나오기 시작할 거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민간 연구소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세미나에서 내놓은 분석인데요.

2050년에 이르면 전체 집 중에 13%, 그야말로 열 집 중에 한 집이 훌쩍 넘는 비율로 빈집이 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감소는 이미 시작됐지만, 그보다 가구가 쪼개지는 속도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도 가구 수는 계속 앞으로도 늘어난다고 보는데요.

지금 같은 인구절벽이 이어지면 이것도 한계에 다다를 거고요.

2040년부터 아예 주택 총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거란 예측입니다.

혼자 살던 노인이 사망하고 나면 버려지는 빈집, 우리보다 앞서서 고령화가 시작된 일본에선 지금도 실제로 1천만 채의 빈집이 있는 걸로 추산되는데요.

같은 세미나에 참석했던 일본 학자는 일본 수도권의 주택자산 가치가 2045년에는 2019년 대비해서 30% 더 하락할 거란 분석도 내놨습니다.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역시 일본에서도 이미 보였던 현상인데 인구 감소로 인한 부동산 수요 감소의 충격이 비수도권에서 더 클 걸로도 전망됐습니다.

우리도 수도권 외 지역들의 집값 하락 추세가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불균형한 자산 붕괴가 진행될 수 있다고 이번 연구에서도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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