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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라더니? 선거자금 쪼들리는 트럼프 [스프]

[뉴스쉽]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변호사 비용에 발 묶인 선거운동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우회 상장으로 6조 원대 돈방석에 앉게 됐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게다가 뉴욕주 사기 사건 항소를 위한 공탁금을 많이 감면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재벌이라는 트럼프에겐 돈 걱정 할 일이 없어보인다.

겉보기로는 그렇다. 실제로는 다르다. 트럼프는 선거자금이 충분치 않다. 각종 민·형사 재판으로 인한 변호사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모금 기구들을 통해 나름대로 후원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이 법률 비용으로 나가고 있어서 유세활동도 축소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갖고 있는 골프장이나 회사 지분, 뉴욕의 빌딩 하나만 팔아도 해결될 텐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에겐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을 이용해 재산을 불리는 데에 관심이 있지(실제로 1기 임기 때 그랬다), 다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자기 재산을 쓸 생각은 없는 사람이 트럼프다.

스프 뉴스쉽 트럼프
과거에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선거자금은 주로 소액 풀뿌리 모금에서 나왔다. 그런데 2024 대선을 앞두고는 소액 후원자 숫자와 그들이 내는 돈의 액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최근 공개된 정치자금 신고 내역을 통해 드러났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큰 선거를 뒷받침해 온 거액 후원자들은 아직 트럼프에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2020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는 막판에 심한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바이든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이번엔 어떨까?
 

바이든 캠프가 2배 이상 많은 현금 보유

바이든과 트럼프, 양측 선거캠프는 법에 따라 지난 20일, 2월 말 현재의 정치자금 사정을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분석 기사를 쏟아냈는데, 요약하자면 2월 말 현재 바이든 캠프의 보유 현금이 트럼프 캠프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보인다.

스프 뉴스쉽 -트럼프
위 그래프에서 트럼프 측의 보유 현금에는, 트럼프의 모금 기구 가운데 변호사비 지출을 담당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팩(Save America PAC)'의 돈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돈이 많지 않다. 바이든 쪽은 이달 초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지자들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면서 모금액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위 그래프에는 빠져있는데,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들고 있는 선거자금을 합치면 바이든 측의 가용 자금은 1억 5,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는 '부자들의 정당' 이미지를 가진 공화당이 돈이 더 많았다는데,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22년경부터 자금 사정이 역전됐다.

스프 뉴스쉽 -트럼프
트럼프 캠프는 그래서 비용 통제에 열심이다. 재선에 실패한 2020 대선에서, 막판에 파산에 가까운 자금난에 몰려 손발이 묶였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당내 경선 초기,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직접 캠페인 비용보다 전세기 이용료로 더 많은 돈을 쓰고 실패한 사례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은 우버 차량을 부를 때도 기본형만 이용해야 하고 사무실 집기와 비품도 최대한 저렴한 것이나 중고품을 활용하는 중이다.

지난 3월16일 오하이오 주에서의 트럼프 집회. 이후 트럼프는 소규모 모임 위주로 선거운동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은 선거운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원래 트럼프의 장기는 록 콘서트를 방불하는 대규모 대중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대규모 집회는 장소 대관료, 운영요원 인건비, 질서 유지와 청소를 위해 경찰과 미화원들에게 써야 하는 돈 등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부터 트럼프 캠프는 대규모 집회를 열지 않고 있다. 당내 경선이 마무리된 탓도 있지만 '돈 때문'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원래 후원자들에게 돈 달라는 전화를 걸거나 돈 내줘서 고맙다는 인사하는 걸 귀찮아하는 사람인데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유력 언론들이 캠프 관계자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풀뿌리가 말라간다…소액 후원자들의 이탈

정치의 바깥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랐던 트럼프를 받친 힘은, 기득권층에 의해 불이익을 당했다고 믿는 보수 백인 서민들의 풀뿌리 모금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을 앞두고 그 풀뿌리가 마르고 있다.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방어전을 치렀던(결국 실패한) 2020 대선 때와 이번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다. 선거 1년 전 소액(200달러 이하) 후원자들에게서 모금한 액수를 보면, 2019년의 트럼프는 7,2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2023년에는 2,700만 달러에 불과했다. 62.5%나 감소한 것이다.

선거 당해년도(2020/2024)로 비교해봐도 상황은 심각하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캠페인은 2020년 1월부터 연말까지 소액 기부자들(200달러 이하)로부터 2억 6,4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올해 1월 트럼프 캠페인이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걷은 후원금은 300만 달러다. 12개월로 곱해봤자 3,600만 달러로, 패배로 귀결된 지난 대선때에 비해서도 한참 부족하다. 당내 경선이 사실상 끝난 2월에는 모금액이 늘었고 본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 늘긴 하겠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위기감을 느낄 만하다.

트럼프에게 기부금을 내는 사람의 숫자도 줄었다. 파이낸셜리뷰의 지난달 분석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게 후원금을 내는 사람 수는 2020년보다 20만 명 적었으며, 증가세도 2020 대선 때보다 둔하다.

스프 뉴스쉽 -트럼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금 액수 총액뿐 아니라 후원금을 내는 사람의 숫자에서도 바이든에게 지난해 11월부터 역전당했다.

스프 뉴스쉽 -트럼프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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