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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트럼프 다시 대통령 되면…"한국, 미국서 버는 돈 줄여야"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도 그렇고 올해 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많은데 가장 큰 선거는 역시 미국 11월 대선이겠죠. 혹시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를 대비해야 한다고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될 경우에는 핵심 정책에 대체로 연속성이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 미국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게 비교적 더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취임하는 상황이 되면 우리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는데요.

그야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지금과는 다른 대비가 필요할 겁니다.

특히 교역에 있어서는 우리가 지금 미국과의 무역에서 거두고 있는 흑자를 좀 줄여놓을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벌어오는 돈과 미국으로 가는 돈의 격차를 좀 줄여놓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산업연구원에서 나왔습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돈을 많이 벌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취임할 경우에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이 강하게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로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으로의 수출 규모가 중국으로의 수출 규모를 무려 20년 만에 역전했고요.

지난해 중국으로부터는 수입이 더 많아서 180억 달러어치의 막대한 적자를 봤지만, 미국에서는 벌어온 돈이 훨씬 더 많아서 445억 달러의 흑자를 냈습니다.

21년 만에 미국이 우리나라가 가장 무역흑자를 크게 낸 나라로 다시 부상한 겁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모습, 미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가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거죠.

<앵커>

보호 무역 주의 이야기도 해 주시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정책 기조가 특히 강하죠.

<기자>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에는 이른바 보편적 관세, 그야말로 거의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붙이겠다는 안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10% 정도는 붙일 계획이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으로 오는 중국 제품에는 무려 60% 이상의 관세까지도 거론했지만 사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를 비롯한 어떤 나라로부터든 수입을 줄이고 미국 안에서 되도록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일본, 멕시코, 유럽 같은 지역들을 지목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같은 나라들이 멕시코에 세운 공장 이런 데서 자동차와 관련 부품들 생산이 많이 이뤄지는데요.

관세가 붙는 게 싫으면 다 미국으로 와서 만들라는 겁니다.

사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큰돈을 벌어들인 데는 우리 자동차 수출이 워낙 미국으로 잘 됐던 영향이 큽니다.

바로 그런 분야부터 긴장시킨 거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IRA, 즉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폐지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IRA는 한국 회사 전기차의 배터리라도 미국 안에서 일정 이상 생산하면 보조금을 주는 내용이 담긴 법인데, 이걸 없던 일로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럼 우리 기업들로서는 인건비도 비싸고, 제조환경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 일자리는 그만큼 뺏기게 되는 미국에 공장을 지어봤자 대신 미국 정부로부터 약속받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큰 타격이 생길 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지금 트럼프 후보가 얘기하는 공약이나 방침들이 설사 다시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의 교역질서와 너무 동떨어진 얘기들이 많고, 법 개정은 의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대로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지만, 이런 기조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큰 부담인 거죠.

<앵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기자>

과거 트럼프 정부 때는 우리가 일부러 미국의 셰일가스를 많이 사 와서 압박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꼭 그렇게 하진 않더라도, 아무튼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돈을 벌어만 간다는 이미지가 되지 않게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다만 딱히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이렇게 큰 흑자를 내는 건 지난해 2023년이 정점이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산업연구원이 이번에 함께 내놨습니다.

앞으로의 여러 여건 상 우리가 이제 중국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도 지난해만큼 많은 돈을 벌어 오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거란 거죠.

앞으로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대응 문제 말고도 역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놓인 숙제들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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