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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일본 여행 부담스러워질까…'비둘기파적 인상' 영향은?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에 일본 엔화가 많이 싸져서 일본으로 여행 가는 분들 많이 늘었었죠. 그런데 앞으로는 좀 달라질 것 같다고요?

<기자>

지난해 일본을 찾은 우리 여행객은 700만 명에 육박해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던 해였는데요.

반면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그 규모의 3분의 1 정도인 232만 명에 그쳤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엔이 기록적으로 싸졌다는 게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엔화가 지금보다 얼마나 부담스러워지게 될까, 면밀하게 분석해 봐야 할 발표가 있었습니다.

일본은행이 17년 만의 금리인상을 발표한 겁니다.

일본은 8년째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도대체 뭐냐, 개념 자체가 생소한데 친절한 경제에서도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돈을 쓰지 않고 예금해도 이자를 주기는커녕 돈 보관료를 내라는 겁니다.

일반 시민에게까지 적용하진 않지만, 시중 은행들이 예금을 받아서 중앙은행으로 가져오면 일정 금액 이상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모으려 하지 말고 어떻게든 밖에 나가서 쓰게 하라고 떠미는 거죠.

그런데 앞으로는 돈을 모은다고 수수료까지 내지는 않게 됐습니다.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에서 0.1% 정도가 되도록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금리를 내리는 쪽이 아니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게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입니다.

일본 돈, 엔화에 지금까지 보다는 돈값을 미미하게나마 붙여주기로 한 결정입니다.

엔화가 최근까지 보다 비싸질 만한 계기가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어제(19일) 일본은행 발표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도 엔화가 계속 저렴해졌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화나 달러에 비해서 더 저렴해지는 추세가 계속됐는데요.

이건 어제 나왔던 일본은행의 발표가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받아들여진 탓이 컸습니다.

이미 지난주부터 이번에야말로 드디어 일본도 금리를 인상할 거고 같이 나오는 조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발표가 있기 전에는 다들 어느 정도 예상을 하잖아요. 그게 대체적인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난주에는 일본 증시가 며칠 하락했는데, 막상 발표 이후에는 올랐습니다.

변화에 대한 불안은 미리 반영되고, 어제는 좀 안도한 증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금리 인상과 동반된 조치들로는 일본이 슈퍼엔저에서 서서히 멀어지겠다는 것이지 엔화가 저렴한 상태 자체는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고요.

최근에 34년 만에 일본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했습니다.

드디어 물가가 좀 오르고 올해 직장인들 임금도 그만큼 올리기로 했고요.

일본이 경제에 이 정도 활력을 다시 불어넣는 데 성공한 건 엔을 매우 저렴하게 유지해서 가능했다, 그래서 앞으로 엔 값을 조금씩 올리더라도 급격하게는 하지 않을 거다, 이렇게 풀이된 겁니다.

이를테면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일본증시에 상장된 ETF를 사들여 왔습니다. 그 규모가 무려 70조 엔 정도입니다. 

중앙은행이 자국 증시에 막대하게 투자해서 지수 상승에 개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 ETF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갖고 있는 막대한 ETF를 판다는 얘기는 없습니다.

이 정도의 태세로는 지금의 엔화 자본시장에 큰 파문이 없을 것 같고, 우리에게도 당장 별 영향은 없을 거라는 분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입니다.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일본) 경제 곳곳에 취약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다 해결하고 가지 않는 이상…(통화)정책 전환을 한다고 하더라도 엔화가치나 일본 증시 혹은 우리나라나 아시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길게 보면 지금보다는 엔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지금은 150엔 안팎에서 살 수 있는 1달러를 1년 뒤에는 140엔 정도면 살 수 있는 수준이 될 걸로 전망했다고 밝혔습니다.

1년 뒤에도 달러 대비해서 엔화가 7% 정도만 더 비싸지는 수준이 될 걸로 봤다는 겁니다.

당장 지금 엔에 투자해서 엔이 올라 크게 이득을 보길 기대한다거나 당장 일본여행이 부담스러워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관측이 큽니다.

또는 일본 수출품 가격이 좀 오르게 돼서 자동차처럼 우리가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출품목들에 가격 경쟁력이 좀 더 생기는 일도 당분간은 크게는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만큼 저렴한 엔은 서서히 보기 힘들게 될 걸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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