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복싱에서 펀치력은 타고난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노력하면 강화되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펀치가 세기로 소문났던 스타들은 대부분 타고난 '하드 펀처'였습니다. 그럼 복싱 역사상 주먹이 가장 강했던 선수는 누구였을까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 타이슨의 선배인 '원조 핵주먹' 조지 포먼입니다.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포먼은 무하마드 알리와 치른 '정글의 혈투'(RUMBLE IN THE JUNGLE)로 유명하지만 혼자서 5명을 상대하는 이른바 '5대 1 매치'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1명이 5명과 겨루는 '5대 1 매치'라는 기상천외한 이벤트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을까요?
알리에게 KO 패한 포먼의 충격
하지만 포먼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74년 10월 아프리카 자이레(현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서 열린 20세기 최고의 명승부에서 알리에게 8라운드 KO로 져 왕좌를 내줬습니다. 알리를 상대하기 전까지 40전 40승 37KO승을 달리던 포먼은 알리에게 프로 데뷔 후 첫 패배와 첫 다운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자신보다 7살이나 많고,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던 알리에게 KO로 졌다는 사실을 포먼은 도무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는 "알리와 경기 전 누군가가 내 물에 약물을 타서, 약에 취해서 졌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제기했고 설욕을 벼르면서 알리와의 재대결을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오지 않자 기행을 부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알리의 전기 영화 촬영장에 난입해서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을 벌이는 소동까지 일으켰습니다.
구겨진 자존심 회복의 길 '5대 1 매치'
'3류 선수' 5명과 기괴한 대결
경기 방식은 포먼이 3분 3라운드로 5명의 선수를 차례로 상대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선수와 경기가 끝나면 휴식 없이 곧바로 다음 상대와 겨루는 형식이었습니다. '5대 1 매치'는 기록과 전적이 남는 정식 경기가 아니라 이벤트 경기로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5명의 상대들은 모두 무명 복서였고 더군다나 포먼의 몸무게가 232파운드(105kg)인 반면 상대 선수들은 모두 포먼보다 10~20kg이나 가벼웠습니다. 미국 언론은 상대 선수들을 '불쌍한 영혼'이라 표현했고, '스포츠 역사상 가장 슬픈 광경 중 하나'라고 꼬집었습니다. 프로모터 돈 킹은 상대 선수들이 포먼에게 버티는 라운드 당 당시 돈 5,000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