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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고질병 입시·인구절벽…"대기업 늘려야 진짜 해결"?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내가 월급을 어느 정도 받는 걸까. 또 어디가 많이 줄까. 직장인들은 늘 궁금한 부분이죠.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통계가 새로 나왔네요.

<기자>

우리나라의 모든 임금 근로자 2,080만 개 가까운 임금 일자리 소득을 전수 분석한 겁니다.

법인에서 월급을 받는 형태로 소득을 챙겨가는 사장님들까지 포함해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전체 봉급 생활자들의 소득을 한 줄로 쭉 늘어뜨려봤을 때, 정 가운데 딱 중간에 오는 월 소득이 267만 원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종합적인 통계는 분석에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시차가 생기기 마련이어서 2022년을 기준으로 본 거고요, 세전 소득입니다.

2021년보다 월 17만 원, 6.9%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평균은 전년보다 월 20만 원이 늘어난 350만 원이었습니다.

이 통계를 2016년부터 내기 시작했는데 그때 이후로는 가장 증가율이 높기는 했습니다.

<앵커>

가장 많은 일자리가 모여 있는 구간은 150만 원에서 250만 원 구간이네요.

<기자>

우리나라 임금 일자리 4개 중에 거의 1개 24.1%의 일자리 소득이 여기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다음이 250~350만 원 사이입니다.

임금 일자리의 절반 가까이인 46.1%가 월 소득 250만 원 미만입니다.

고소득 임금 일자리도 늘기는 했습니다.

월 800~1,000만 원 사이는 전체 3.3%, 1천만 원 이상은 3.7%를 차지합니다.

이런 고소득 임금 일자리는 거의 민간기업에 몰려 있는데요.

사실 이번 조사에서 다시 한번 드러난 건 기업 규모에 따른 소득 격차입니다.

대기업 근로자들의 월소득은 평균 591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중소기업과 보시는 것처럼 여전히 2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중소기업의 임금 상승률이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6년 이후로 가장 높았지만 차이가 여전히 상당한 겁니다.

산업별로 보면 역시 가장 소득이 높은 업계는 금융업, 보험업이었습니다.

평균 소득 월 757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숙박업과 음식업 쪽에서 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의 소득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월 172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에 3명은 이른바 투잡을 뛰고 있다, 부업을 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으니까요.

한 사람당 올리는 소득은 이보다 높은 경우도 많을 겁니다.

일자리별로 분석해 본 결과입니다.

<앵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 격차가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요. 대기업이 더 많이 나타나는 쪽으로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 이런 주장이 국책기관에서 나왔습니다.

<기자>

KDI가 내놓은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에 대기업이 많다는 인상이 있는데요.

사실 일자리 비중으로 놓고 보면 OECD 기준 대기업인 임직원 250명을 넘는 규모의 기업에서 일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14%입니다.

OECD 32개국 중에서 가장 적다는 겁니다.

[고영선/KDI 선임연구위원 : 우리 사회에서도 (대기업에) 반감이 많은 상황에서 (대기업 비중)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대학 입시라든지, 저출산이라든지, 균형발전이라든지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잘 안 고쳐진 부분이 있는데, 큰 부분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규모가 작은 데 있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흔히 중소기업 강국이라고 생각하는 독일도 같은 기준의 대기업 일자리 비중이 41%에 달합니다.

일본도 독일과 비슷합니다.

대개 서구 선진국들은 40% 안팎이고 미국은 58%에 이릅니다.

우리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스웨덴도 대기업 일자리 비중 44%입니다.

우리와 차이가 크게 나죠.

우리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지나친 입시 경쟁도 결국 대기업의 질 좋은 일자리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인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KDI는 진단했습니다.

안정적인 고소득을 제공하는 대기업 일자리가 우리가 이제 경제 규모에서는 상당히 따라잡은 서구권 국가들보다 훨씬 적고요.

그런 일자리에 소수의 상위권 대학 학생들이 실제로 유리했다는 겁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우리의 낮은 출산율에서 큰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일정 기간 동안 자리를 비우는 사람을 기다릴 수 있는 여력에서 현실적으로 역시 기업의 규모 문제가 다시 지적됐습니다.

이른바 강소기업을 키우는 노력도 계속 필요하지만 더 많은 기업들이 좀 더 규모를 키우고 탄탄하게 자리 잡지 못하게 하는 정책적 요인들을 찾아서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꼭 동감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깊이 생각해 볼 만한 문제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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