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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점거·폭동 나선 북한 노동자…북 정권 통제력 상실 신호탄?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2천 명이 지난 달 임금 체불에 항의해 벌인 중국 지린성 공장 점거 시위는 그동안 북한 체제에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로, 북한 정권의 통제력 상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통일연구원이 공개한 '중국 지린성 북한 해외노동자 집단 파업 사태의 함의'란 제목의 보고서는 "북한판 노동운동의 태동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포함됐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일 북한 국방성 산하 무역회사가 파견한 노동자 약 2천 명이 지난달 11~14일 중국 지린성 허룽시의 의료 제조·수산물 가공 공장을 점거하고 폭동을 벌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장기 임금 체불에 화가 나 파업을 벌였고, 북한 당국이 영사와 국가보위성 요원을 총동원해 수습을 시도했지만 북한에서 파견된 관리직 대표가 폭행 당해 숨지기까지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통일연구원은 "그간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보인 일탈행위와는 뚜렷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이 아닌 집단 차원의 반발이었단 점에 주목해 "조직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건 집회·시위의 자유가 억압된 북한 사회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방식"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 파업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의 직접적 책임을 요구한 점에 대해 "고난의 행군 이후 '우리 삶을 책임지는 국가'에 대한 희망을 버린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우리 권리를 침해하는 국가'라는 개념을 정립해 불만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파업 참여자들이 숙련 노동자들인 만큼 북한 당국이 외화 수익 유지를 위해 이들을 강하게 탄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연구원은 추정했습니다.

요미우리는 북한 당국이 체불 임금을 지급하는 한편 전체 파업 참여자의 5% 내외인 주도자 일부만 송환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두고 통일연구원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주민 통제력 상실이라는 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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