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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제 면허 만은 제발"…뻔뻔한 의사들 호소에 판사도 '버럭'

광주의 한 척추 전문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보고 수술을 하라고 시킨 의사들이 있었습니다.

확인된 횟수만 13차례에 달했는데요, 이 사건이 이렇게 알려지게 된 건, 몇 년 전 병원에서 일하던 한 의료진이 내부 고발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대리 수술 정황이 담긴 영상까지 공개됐는데 먼저, 그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수술대 앞에 선 한 남성이 능숙한 손길로 수술을 마무리합니다.

누가 봐도 의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간호조무사였습니다.

수술을 할 수 없는 간호조무사인데도 의사를 대신해 이른바 '대리수술'을 한 정황이, 그대로 영상에 담긴 겁니다.

지난 2021년, 이 병원 내부 고발자로부터 이 영상을 비롯해 대리수술 의혹과 관련한 자료들을 넘겨받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지난 2017년과 2018년, 이 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의사 없이 수술을 봉합하는 등의 대리 수술 행위가 13차례 이뤄졌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대리 수술을 하고, 이를 지시한 혐의로 간호조무사 3명과, 대표원장 등 의사 3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1심에서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 그리고 벌금 2~300만 원을 동시에 선고받았는데요, 이 결과가 확정되면 의사들은 면허를 취소당하게 됩니다.

이들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하며, 의사 면허 박탈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무사들이 대리 수술한 건 맞지만, 위험한 수술도 아니었고, 봉합만 했다며, 의료 인력 현실상 대리 수술이 불가피했다는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이런 변명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아주 따끔한 일침을 놨는데요.

재판부는, 1심에서 내려진 형은 절대 무겁지 않다면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요.

피고인들의 주장대로, 실시된 대리 수술의 위험성이 크지 않았던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위험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의사들의 연봉은 높은 편이다. 이유가 뭐겠냐"면서 "생명에 대한 가치, 의술의 중요성 때문이지 의사들이 잘 먹고 잘살라고 그러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의료 현실을 주장하는데, 이런 사정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문제점을 개선할 생각을 해야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책임이 사라지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병원에서는 이 사건 외에도, 또 다른 대리 수술 추가 고발과 의료사망 사고 고소 사건 등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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