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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엔 백기, 한손엔 네살 손자…"가자주민 대피중 총격 사망"

한손엔 백기, 한손엔 네살 손자…"가자주민 대피중 총격 사망"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백기를 든 채 대피하는 민간인이 총에 맞아 숨진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6일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 '미들 이스트 아이'가 처음 보도한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12일 가자지구 남부 해안마을 알 마와시에서 촬영됐습니다.

영상 속 등장하는 민간인은 팔레스타인인 여성 할라 크라이스(57)로, 그는 당시 18세 딸 사라 크라이스와 손자 타옘 크라이스(4)를 비롯한 친인척 20명과 한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서는 날마다 총성과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사라는 전했습니다.

사망 당일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할라는 대피로가 마련됐다는 이웃들의 외침을 듣고 손자 타옘의 손을 잡고서 집 밖으로 나갔다고 했습니다.

한손에는 항복을 의미하는 백기를 든 채였습니다.

그러나 피난길은 몇 초 만에 비극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른 이웃들보다 몇 걸음 앞서 걷던 할라는 난데없는 총성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가족들이 달려갔지만 할라는 이미 가슴 부분에 치명적 총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할라의 남편이 그를 집으로 안고 가 응급조치를 했지만 할라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라는 "왜 어머니를 쐈나"라며 "(이스라엘군은) 우리가 떠나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했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흰 깃발까지 들고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알 마와시에서 민간인 안전 대피를 보장해놓고도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할라 가족의 주장입니다.

CNN은 위성 사진 등을 토대로 할라가 총격받은 지점에서 서쪽으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영상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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