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높은 경쟁률로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청약에서 최근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너무 뛰었는데 앞으로 집값이 오를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보는 분위기가 큰 걸로 보입니다.
상황이 어떤지, 제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단지입니다.
24가구 모집에 2천3백여 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99.7대 1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에 당첨자 절반 가까이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최근 무순위 청약에 들어갔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공인중개사 :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계약시점 들어가니까 많이 갈등하는 거죠.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인근의 다른 아파트 단지도 16.9대 1로 완판 됐지만, 10% 정도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공인중개사 : 고분양가에 하다 보니까 완판은 됐는데 계약을 안 하는 거지 사람들이. 신축이건 구축이건 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동작구의 이 아파트 단지도 4분의 1이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중도금 무이자 조건까지 걸렸고, 무순위로도 못 채운 단지도 있습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 : 선착순으로 진행을 하고 있거든요. 조건 다른 거는 없고, 일단은 선착순 지정 계약금으로 1천만 원 먼저 넣으시고.]
부동산 경기 둔화는 여전한데, 치솟는 분양가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김영실/서울 동작구 : 수도권 아파트 들어가고 싶으면 십억 이상 하니까 들어가기가 엄두가 안 나죠. 죽을 때까지 돈을 못 갚을 것 같은데요, 대출받으면.]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 금리 자체도 상반기에는 내려갈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입지 조건이 안 좋거나 고분양가인 경우 상당기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집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가는 84㎡ 기준 평균 9천500만 원이 올라 상승폭이 16년 만에 가장 컸습니다.
더 오를 거라는 관측이 우세해 분양시장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호진, VJ : 박현우, 디자인 : 이재준·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