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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연말 '송년회 갑질'?…회식 강요도 '직장 내 괴롭힘'

요즘 같은 연말이면 직장인들은, 송년회 같은 회식 자리가 많아져서 더 바빠지기도 하죠.

이런 회식 자리는 보통 직장 상사나 동료들끼리, 서로 고생한다며 격려하는 좋은 취지에서 잡는 걸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문제입니다.

회식을 강요하고, 불참하면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겁박까지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직장인 A 씨는 몇 년 전부터 회식에 가지 않으면서, 부서 내에서 회식비 명목으로 걷는 돈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부서장이 이걸 문제 삼으면서 회식에 나오지 않으면 A 씨에게 타 부서로 전출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B 씨의 경우, 회식에 불참하면 사유서를 제출해 내부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B 씨는 마치 회식을 업무시간처럼 통제하고 개인 사정을 적게 한 점이 이해가 되지 않고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직장갑질 119에 올해 접수된 회식 관련 제보는 48건이었습니다.

이중 앞서 설명한 사례와 같은 회식 강요가 3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회식이 따돌림의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특정인을 배제하는 경우도 18건에 달했습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저를 괴롭히는 상급자가 어느 날 제게 와서 '앞으로 회식에 나오지 말라'고 말했다"며 직장 갑질 119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직장 갑질 119가 지난 6월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갑질 감수성을 조사했는데요.

'팀워크 향상을 위해 회식과 노래방이 필요하다'는 지표 점수는 지난해 73.6점에서 올해 71.2점으로 떨어졌습니다.

또, '직장생활을 원만하게 하려면 술이 싫어도 한두 잔 정도는 마셔줘야 한다'는 지표 점수도 지난해 80.6점에서 올해 73.3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지표 점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갑질로 느끼는 감수성이 높은 거여서, 조직문화를 위해 회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이상운/직장갑질119 노무사 : 코로나 때 워낙 (회식이) 없었어 가지고 회사 내부에서도 실제로 너무 단절이 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이런 것들(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실제로 좀 있기도 해요. 관리자가 강제한다거나, 편하지 않은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회식에) 끌고 가는 것들이 문제지 않을까 싶어요.]

한편, 회식에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는 고용부의 '직장 내 괴롭힘 매뉴얼'에 명시돼 있습니다.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중 하나라는 얘기죠.

회식 자리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회식을 통해서만 소통과 단합이 가능하다는 낡은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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