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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상품이라더니"…파생상품 수조 원대 '손실 비상'

<앵커>

여러 투자 상품 가운데 특정 주가지수에 연계해 그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 ELS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홍콩 주가지수에 연계된 상품을 놓고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20조 원이나 팔렸는데, 홍콩 지수가 갑자기 하락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만 수조 원대 손실이 예상됩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주거래 은행에서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추천해준 상품에 1억 원을 투자한 80살 A 씨.

그런데 최근 손실 위험에 처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A 씨/홍콩H지수 ELS 상품 계약자 : '고수익으로 나오는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 이걸 한 번 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원금) 보장되는 걸로 알고… 열통 터지지, 나는.]

이 상품은 홍콩 주가지수에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만기 때 홍콩 지수가 계약 때보다 50% 아래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합니다.

당시 저금리 상황에서 잘 나갔던 홍콩 증시 기반 상품이라 국내에서만 무려 20조 원이 팔렸습니다.

문제는 2년 전에는 1만 2천을 넘었던 홍콩 지수가 중국 경기 침체 등 악재로 지금은 반토막이 났다는 점입니다.

당장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5조 6천800억 원이 손실이 우려됩니다.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 것만 4조 6천400억 원에 달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에 대해 상품 판매 현황 등 긴급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2019년 우리,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독일 국채금리 연동 파생상품이 손실 구간에 진입하며 대규모 피해자를 낳았던 사례와 유사합니다.

이번에도 손실 우려 금액 4분의 1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돼, 고위험 파생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파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되풀이될 전망입니다.

원금을 날릴 수 있는 실제 위험을 인지할 정도로 설명했는지 등 불완전 판매 분쟁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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