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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노인 질주에 이어지는 참변…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 겨우 2%

어제(22일)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 3명이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는 80대 노인이었는데,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멈추지 않고 달리다가 이런 참변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횡단보도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지고 보행자 여성 3명이 나란히 길을 건넙니다.

이들이 횡단보도 중간 지점까지 갔을 때쯤, 승용차 1대가 멈추지 않고 빠른 속도로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후 승용차에서 내리는 운전자가 천천히 피해자들에게 걸어가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됐습니다.

어제 아침 7시쯤 강원도 춘천의 한 도로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입니다.

이 사고로 보행자 3명 모두 숨졌습니다.

피해자들은 근처 교회에서 함께 새벽 기도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 지인 (SBS 8뉴스, 어제) : 다 울고 막 난리가 났지. 지금 주저앉지. 너무 좋은 분들이었기 때문에….]

승용차를 운전한 것은 82살 노인이었습니다.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사고 당시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다른 범죄 전력도 없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 80대 운전자가 사고 직전에도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과속과 운전 미숙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트럭을 몰던 70대 고령의 운전자가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컸습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는데요.

당시 70대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지난 3월, 전북 순창의 한 농협 주차장입니다.

조합장 투표를 하러 온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데요, 갑자기 화물차 1대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덮칩니다.

[황의섭/사고 목격자 (SBS 8뉴스, 3월 8일) : 놀랐죠, 여기 사람들은 다 놀랐죠. 한두 사람도 아니고 다 넘어져서 깔려 있는데 움직이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사고를 낸 1t 트럭 운전자는 70대 남성이었는데,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부산의 한 대형 마트 지상 5층 주차장에서 택시 1대가 건물 벽을 뚫고 20m 아래 도로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 충격으로 70대 택시 운전자가 숨졌고,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경찰은 택시 운전자의 조작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이렇게 고령 운전자들이 교통사고를 내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지난 2017년부터 5년 동안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6% 줄었는데,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이렇게 2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또, 고령 운전자로 인해 사망한 사고 비율도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연구 결과, 고령 운전자들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갑자기 진로 방향을 바꿀 때 젊은 운전자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각 지자체가 고령 운전자들로부터 면허증을 자진 반납받고 있지만, 지난해 반납률은 겨우 2%에 그쳤습니다.

앞으로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고령 운전자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해서 조건부 면허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더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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