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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눈 뜨고 코 베이는' 전세 지옥…피해 세입자들끼리 갈등까지

[전세사기 배후 추적단] 임차권 등기를 둘러싼 을들의 다툼

스프 전세사기
두 달 뒤,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A씨는 최근 임대인이 전세사기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혹시 몰라 전세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해 뒀지만, 이마저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허그에서 보증금을 반환해 줄 때 '임차권 등기 명령'을 필수로 요구하는데, 이전 세입자가 먼저 임차권 등기 명령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민법상 일물일권주의, 즉 한 물건에 두 개의 물권을 중복해 설정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법원과 등기소에선 A씨와 같은 현 세입자의 임차권 등기 명령을 중복으로 받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임차권 등기명령 1년 새 600% 증가.. 세입자 간 갈등도


스프 전세사기
취재 과정에서 만난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사기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사 당일까지 등기부 등본, 집주인의 신분증과 체납 내역까지 확인했지만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사전에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임대인과 연락이 끊긴 직후, 불안한 마음에 매일 떼본 등기부 등본에 이전 세입자가 선순위 권리자로 올라와 있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도 있습니다.

임차권 등기는 애초에 세입자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보증금을 못 받은 상황에서 이사 날짜 등을 맞춰야 하는 경우 등기부에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채권이 남아있다고 명시해 두는 겁니다. 새로 집을 구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도 등기부 등본을 확인했을 때 임차권 등기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집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임차권 등기가 세입자들의 보증금 안전장치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스프 전세사기
문제는 전세 사기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면서 한 주택에 의한 피해자가 중복으로, 연속해서 나오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사기를 당한 이전 세입자는 임차권 등기를 통해서 거주지를 옮기더라도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고 전세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돌려받는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임차권 등기 신청은 법원에 접수된 후 2주 정도 후에 등기부 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깨끗했던 등본을 확인하고 들어온 현재 세입자는 이 사실을 인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 이런 빈틈을 악용해 일부러 새로운 세입자가 이주한 직후 임차권 등기를 신청하는 신종 사기 역시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임차권 등기 중복 인정, 가능할까?


임차권등기로 인해 현 세입자 보호 못받는 현실
선행 임차권 등기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임차인의 후행 임차권 등기를 인정해 주느냐의 문제는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입니다. 등기관은 형식적으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앞의 임차권 등기가 있으면 무조건 이후 임차권 등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식입니다.

임차인의 점유시기나 여부 역시 실제 거주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인이 적어낸 그대로 등기부에 기재하는 방식입니다. 현 임차인이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도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례가 많습니다. 판례가 정립되면 따라야겠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한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실무 관행이 기각 쪽으로 굳혀지는 분위기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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