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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또 비극이 된 캠핑'…주말 잇단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어제(12일), 나들이 삼아 캠핑을 나섰던 노부부와 손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 전날에도 한 캠핑장에서 50대 부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텐트 안에서 불을 피우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년의 노부부와 5살 어린이가 한 캠핑장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일요일이었던 어제 낮 12시 30분쯤.

주말을 맞아 어린 손자를 데리고 충북 영동의 한 캠핑장을 찾았다가 이런 참변을 당한 것입니다.

[캠핑장 관계자 (어제, SBS 8뉴스 중) : 퇴실 시간인데 인기척이 없어서 확인차 들어간 거죠. 경직된 상태였고 돌아가신 상태였죠.]

이들의 텐트 안에서는 숯불을 피운 흔적이 나왔는데, 이를 토대로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쯤에는 경기 여주의 한 캠핑장에서 5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이 발견된 텐트 안에서는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화로대가, 텐트 밖에서는 땔감으로 보이는 장작이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강추위에 부부가 텐트 안에서 불을 피우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광주의 한 저수지에서도 캠핑에 나선 중년 부부가 텐트 안에서 화로를 사용하다 일산화탄소에 질식해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밀폐된 공간에서 땔감 같은 것을 태울 때 발생하는 기체인데요, 장시간 노출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어서 수면 중에는 인지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밀폐된 텐트 안에 가스 감지기를 설치한 뒤 숯에 불을 피웠습니다.

불과 2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2천ppm을 넘었습니다.

한두 시간 만에 사람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수치입니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텐트 안에 온열기구를 두고 자다가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방당국에 신고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3년간 총 471건인데, 캠핑을 하러 온 여행객의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발생한 중독 사고가 26%를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환기가 잘 안 되는 텐트 안에서는 불을 피우거나 가스를 이용한 난방기구 사용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은 본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할 정도로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텐트와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는 절대 (불을 피우지)하지 마시고 불가피하게 해야 된다라고 하면 일정 부분 이제 개방을 시키고 환기가 가능한 구조로 이렇게 해주셔야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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