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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맞잡고 선두에…서로의 손과 눈이 된 김희진과 주정훈

태극기 맞잡고 선두에…서로의 손과 눈이 된 김희진과 주정훈
▲ 항저우 장애인AG 개막식 한국 기수 주정훈-김희진

1994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서로의 손과 눈이 되어 멋지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선 한국 골볼 국가대표팀 주장 김희진(스포츠등급 B2·서울시장애인체육회)과 태권도 간판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은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성도 항저우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공동 기수로 한국 선수단을 맨 앞에서 이끌었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영어 알파벳 약자 순서에 따라 44개국의 선수 3천20명, 임원 2천101명, 총 5천121명의 참가자가 차례로 소개됐는데, 한국 선수단은 이날 15번째 순서로 등장했습니다.

남색 단복과 붉은색 넥타이를 차려입은 선수단의 선두에는 시각장애인인 김희진과 오른손이 없는 주정훈이 대형 태극기를 함께 들었습니다.

기수로 선정된 김희진은 개회식에 앞서 "중요한 역할을 맡겨주셔서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주정훈도 "부담스러운 자리라 많이 떨리는데, 한국을 대표해서 멋지게 걷고 싶다"며 설렘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각오대로 두 선수는 선수단 가장 앞에 서서 '멋지게' 걸었습니다.

대형 태극기를 맞잡은 두 선수는 흔들림 없이 경기장 중앙을 향해 나아갔고, 한국이 호명되자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박수를 자아냈습니다.

김희진이 두 손으로 깃대를 꼭 붙잡았고, 주정훈이 태극기 끝을 잡아 쭉 펴 보이기도 했습니다.

기수 임무를 마친 김희진은 "감회가 새로웠다. 기수로 나라를 대표해 등장해보니 가슴이 벅찼다. (경기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며 이날을 돌아봤습니다.

주정훈은 "가슴이 웅장해졌다. 다음 대회에도 꼭 기수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은 이번이 세 번째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이지만 아직 메달은 없습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세계최강'이라 불리는 일본을 꺾고 결승까지 진출한 뒤 준우승으로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습니다.

김희진은 지난 13일 경기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선수단 결단식에서 "이번 대회엔 중국과 일본 등 만만찮은 상대가 많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늘 그랬듯이 몸이 부서지라 막아내겠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여자 골볼 대표팀은 23일 이란전을 시작으로 메달 여정에 나섭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 주정훈은 첫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합니다.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습니다.

"(장애인 스포츠의) 메달이 쉬워 보이는 게 싫어서 더 이 악물고 훈련했다"는 주정훈은 "금메달 아니면 소용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주정훈은 "국제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부터 4위 선수와 모두 붙어봤는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주정훈은 오는 25일 남자 80㎏급에서 금빛 발차기에 나섭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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