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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중동사태 이어지는데…세계증시 오히려 맑게 갠 이유는?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미치는 영향 조금 더 들여다보죠.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우리 금융시장을 보면 큰 동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일단 우리 증시 어제(10일)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요, 장 초반에는 오히려 1.6% 가까이 오르면서 출발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증시가 어제 후반부에 좀 힘이 빠진 거지, 일본과 홍콩 시장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증시들은 오히려 상승했고요.

우리 돈 원화, 달러 대비 해서 최근에 약한 모습을 주로 보이던 원화 가치도 살짝 올랐습니다.

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느냐,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는 이란이 공격에 개입한 것으로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앞으로 분위기가 갈릴 거라고 어제도 말씀드렸는데요.

아직까지는 이란의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흐름으로 전개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거란 기대가 더 큰 걸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영향이 별로 없을 거란 기대만으로는 세계증시가 오를 이유가 없는데요.

어제 우리 증시도 일단 시작은 상승으로 출발하고 어제는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각국 증시들이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던 것도 중동사태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앵커>

세계증시까지 오른 건 좀 의외 같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중동 사태가 대두되면서, 금리는 오히려 약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 경제는 미국의 영향을 굉장히 크게 받고 있고요.

미국의 국채 금리, 특히 장기 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에 16년 만에 최고금리 수준을 연일 갈아치우는 게 걱정이었잖아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정도의 또는 이 이상의 높은 금리를 각오해야 된단 말이야', 이런 분위기가 컸죠.

그런데 중동 사태가 전해지면서 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뚝 떨어진 겁니다. 3월 이후로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어제 세계 시장이 좀 안심하고 증시는 대체로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결국 하락 마감했지만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미국의 기준금리를 좀 더 올려야 한다고 시사하던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시장금리가 자꾸 치솟으면 기준금리는 안 올려도 될 거 같다, 이런 식의 시장을 다독이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은 게 주효했습니다.

그 이후로 간밤에는 다시 미 국채 금리가 약간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요.

이대로 금리가 내려간다, 이렇게 긴장을 늦출 때는 아직 아니긴 합니다. 다만 이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겁니다.

미국에서 지금처럼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도 고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중동사태 같은 불안 요인들이 대두되고 경제가 동요할 것 같으면 적어도 시장금리가 치솟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진 않을 거란 기대를 충족시키는 모습이 보인 거죠.

<앵커>

증시는 이렇지만 어제 살펴봤듯이 그래도 기름값은 당분간 출렁일 가능성이 크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확전되지 않더라도요, 앞으로도 기름값은 좀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일 겁니다.

사실 사우디만 해도요, 지난주에 미국에게 "유가가 너무 높은 것 같으면 우리가 생산량을 좀 늘려서 가격을 낮추는 걸 도와주겠다" 이런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중동 분위기에서는 사우디가 그렇게 미국과 이스라엘을 사실상 돕는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개입한 걸로 공식 확인되지 않더라도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지금처럼 야금야금 늘어나는 걸 미국이 눈감아주기가 좀 난처한 입장이 되기도 했고요.

유가를 바로 낮추는 데는 불리한 환경들이 여러 가지로 조성되고 있는 겁니다.

지금 80달러 후반대에서 90달러를 넘나들던 유가가 100달러 정도까지는 오를 수도 있다.

어제도 좀 말씀드렸는데요. 장기적인 상승세는 아닐 거라는 관측이 현재로선 더 큽니다.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지금도 고유가 시기라고 보고 있고요. 이러한 고유가는 미국인들 소비에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있기 때문에 1970년대(오일쇼크) 때와 다른 것은 (원유)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이게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가게 만드는 힘을 약화시킬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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