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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학교급식 못 믿어" 도시락 공수하는 중국 학부모들

학교 급식 외주 전환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의 학부모들이 손수 만든 도시락을 자녀들에게 배달하고 있다고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의 한 외국어학교 학부모 3천여 명이 매일 점심시간마다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자녀에게 갖다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부모 딩 모씨는 "도시락을 싸 오는 학부모가 너무 많아 교내에서 점심을 먹을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챙기고 나선 것은 지난 19일 학부모 위원회가 급식을 제공하는 외주 업체를 방문해 음식 제조 과정을 기습 점검한 영상이 공개되면서입니다.

선전의 학교 급식 외주업체의 불결한 주방 모습 (사진=쓰촨관찰 캡처, 연합뉴스)
▲ 선전의 학교 급식 외주업체의 불결한 주방 모습 

이 영상에는 해동하기 위해 물통에 담긴 냉동 닭 다리와 이끼가 끼어 미끄러운 바닥, 곰팡이가 낀 조리 기구 등 불결한 주방 내부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현장을 점검한 학부모들은 "상당수 식재료가 냉동식품이었고, 빵은 이미 조리된 반가공품이었다"며 "식품 안전 등 모든 면에서 열악했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은 이 업체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학교 측은 학부모 위원회와 급식 외주 업체를 다시 선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 외주화에 대한 우려는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실제 이번 학기 들어 많은 학교가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급식 외주화에 나선 가운데 SNS에는 우려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장시성 간저우시 룽장구의 여러 초·중·고등학교들이 이달 초 개학 첫날에 외주 업체의 배달이 지연돼 수백명의 학생들이 점심을 먹지 못했고, 점심을 먹은 일부 학생은 배탈이 나기도 했습니다.

룽장구는 관할 지역 유치원에 대한 외주 업체 도시락 배송을 중단했습니다.

학교 급식 외주화 이후 학부모가 싸 온 도시락 먹는 학생들 (사진=쓰촨관찰 캡처, 연합뉴스)
▲ 학교 급식 외주화 이후 학부모가 싸 온 도시락 먹는 학생들

논란이 계속되자 점심시간에 맞춰 자녀에게 도시락을 갖다주는 학부모들의 느는 가운데 학교 측이 교내 진입을 통제하자 교문 앞에서 쪼그려 앉거나 서서 학부모가 건넨 도시락을 먹는 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다양한 영상들이 SNS에 돌고 있습니다.

광둥성 비구이위안 실험학교 천첸린 교장은 "외주 업체의 밀키트를 학교 급식으로 삼는 것을 반대한다"며 "가공된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쓰촨관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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