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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근로소득세만 더 걷었다…직장인 '부글부글'

올해 세수 펑크가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무려 59조 원에 달하는데요.

여기에는 기업이 내는 법인세나 부동산 같은 자산 팔 때 내는 세금인 양도소득세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이런 세금들이 덜 걷힐 동안 직장인 월급쟁이들 지갑에서 나가는 근로소득세는 더 많이 걷혔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올해 7월까지 걷힌 근로소득세는 37조 원입니다.

지난해보다 1천억 원이 늘었습니다.

반면 다른 세목들은 쪼그라들었습니다.

법인세는 36%, 양도 소득세는 53% 급감했고, 부가세 등 대부분 세목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근로소득세 규모만 나 홀로 커진 겁니다.

7월 한 달만 따져봐도 근로소득세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2천억 원이나 늘었습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증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런 현상에 정부가 대기업과 자산가의 세금은 깎아주는 반면, 직장인에 대한 조세 부담은 과하게 지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유호림/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 작년에 법인세를 감세하고 근로소득세도 일부 과표 구간 조정하고 그래서 근로소득세도 감세 효과가 있을 거다 그랬는데, 사실은 이제 전혀 없었던 거잖아요. 우리나라 경제가 커지면서 필요한 세수는 개인들한테 부담을 주고 거기서 발생하는 경제적인 이익은 법인이 다 가져갔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근로자에 대해서 빠른 속도로 무겁게 증세를 해 온 반면, 법인에는 너무 많은 걸 감세해주고 있는 이 추세를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업 실적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규모가 줄었고, 코로나 거리 두기가 풀린 뒤 취업자가 늘고, 급여가 오르면서 근로소득세가 더 걷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정훈/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그제) :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반도체 업황 침체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지속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여 법인세 세수가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가운데,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도 예상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직장인들은 불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물가로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직장인의 유리 지갑만 턴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여기에다 물가가 크게 뛰어서 오히려 직장인 월급봉투는 얇아지고, 지갑도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실질 임금이 지난해보다 1.5% 감소했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1인당 한 달 평균 임금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하긴 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계산한 실질 임금이 평균 5만 5천 원 정도 줄어드는 겁니다.

여기에다, 세금, 보험료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8.3% 증가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전체 소득에서 이런 비소비 지출을 빼고 가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지난해 대비 2.8% 줄면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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