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내부 공격 언행 경고'에 윤재옥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철규 사무총장의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발언에 대해 "총장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18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은) 당의 입장을 의원들에게 전달하는 직책을 가진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개인의 의견을 외부에 표출할 수는 있지만, 당 전체의 입장을 고려해서 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개별 의원의) 언로를 차단하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꾸 (이 총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는 쪽으로 일부 보도가 되는 것 자체가 현재 당의 분위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총장의 발언은 윤 원내대표가 주관한 지난 1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왔습니다.

이 총장은 당시 의총에서 일부 의원이 방송과 SNS 등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노를 거꾸로 젓고 있다",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역구 당무감사와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하는 사무총장이 의원들을 향해 꺼내든 '옐로카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총장은 당내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입니다.

이 총장은 전날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의원들 몇 분이 방송이나 이런데 나가서 우리 당을 폄훼하고 조롱, 모욕했다"며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총장이 언급한 '의원들 몇 분'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윤상현·안철수 의원 등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KBS 방송에 출연,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전부 암 환자들"이라며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암이 두루두루 많이 퍼져 있지만 작은 암이다.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안 의원도 지난 9일 KBS 라디오에 나와 수도권의 총선 전망에 대해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오늘 SBS 라디오에 나와 "당에 대한 충정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당을 폄훼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당이라는 배를 좌초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뭐가 위기라는 것에 대해 본질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진짜 위기"라며 '수도권 위기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