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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국제우편물' 소동…'브러싱 스캠' 가능성 주목

때아닌 '국제우편물' 소동…'브러싱 스캠' 가능성 주목
주말과 휴일이 낀 나흘 동안 전국이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로 인해 소동을 겪었습니다.

당국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의 실적 부풀리기를 위한 '브러싱 스캠'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경계하고 있습니다.

오늘(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만 등지에서 수상한 소포가 왔다는 112 신고는 오늘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총 1천904건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 가운데 587건을 수거해 조사 중입니다.

나머지 1천317건은 오인 신고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관계자 3명이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긴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정밀 검사에서 별다른 유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울산 사건은 정체불명의 소포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켰습니다.
강릉서 의심 해외우편물 확인 작업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 안에 있던 1천700여 명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22일에는 충남 천안 한 가정집에 배송된 대만발 국제우편물에서 가스가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군경의 확인 결과 폭발 의심 물질이나 가스는 없었습니다.

우체국에는 주문하지 않은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나, 오인 신고까지 폭주했고, 군·경·소방 등은 폭발물 처리반까지 동원해 내용물을 확인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현재까지 폭발물이나 유해 물질이 확인된 사례는 없습니다.

우편물 포장지 안은 비어 있거나, 립밤 등이 담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대만발이었지만, 말레이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송된 우편물도 일부 신고됐습니다.

주한 대만대표부는 "조사 결과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2020년 7월 캐나다로 배송된 의문의 씨앗이 담긴 대만발 우편물과 대전에 온 소포 주소 비교

경찰 등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것을 말합니다.

소비자들이 리뷰나 구매량이 많은 제품을 선호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수법입니다.

이번 소동을 일으킨 우편물의 발송지 주소는 2020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정체불명의 씨앗이 배달돼 논란을 일으켰던 우편물 발송지 주소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당시 미국 정부는 수사 끝에 "브러싱 스캠 외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편물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점, 상당수 우편물의 포장 안에 물건이 들어있지 않은 점 등도 브러싱 스캠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경찰은 그러나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물질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관계 당국의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비슷한 형태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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