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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제방 불안" 민원 무시하더니…범람 직전 부랴부랴

<앵커>

오송 지하 차도가 물에 잠긴 이유는 근처 미호강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물이 순식간에 흘러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근처에서 다리를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던 행복청이 기존의 높은 둑을 없애고 대신 낮은 높이에 임시 제방을 만들었던 걸로 드러났고, 주민들의 우려에도 사고 당일 물이 넘치기 직전에야 급히 제방을 쌓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금방이라도 넘칠 듯 제방 턱밑까지 차오른 흙탕물이 빠른 속도로 흘러갑니다.

임시 제방이 설치됐던 미호천교 끝부분, 이미 제방이 무너진 듯 주변으로 흐르는 거센 물살이 목격됩니다.

이렇게 밀려든 물은 빠른 속도로 주변 농경지를 물바다로 만들었고, 그 사이를 통과하는 궁평 제2지하차도까지 순식간에 밀려들었습니다.

지하차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침수된 지역은 주변 지역에 비해 지대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실제로 환경부가 100년 빈도의 폭우가 쏟아지고 제방이 제 기능을 못했을 때 2~5m까지 잠길 수 있다고 경고한 지역입니다.

둑이 터져 강물이 범람했던 지점입니다.

미호천교 다리 공사가 시작되면서 원래 제방 역할을 했던 도로를 허물었고, 지금은 그보다 1.6m 정도 낮은 임시 제방이 설치돼 있습니다.

평소에는 중장비가 드나들기 위해 임시 제방마저 설치해두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오송읍 주민 : 장마 전에 임시로 이걸 막아달라. 이 제방 둑 같이. 옛날 그대로다가. 장마 끝나면 파내더라도 해달라… 안 해주는 거예요.]

사고 당일, 이미 많은 비가 내리고 범람 직전에 이른 상황에서 부랴부랴 제방을 쌓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박찬도/오송읍 주민 : 멀쩡한 제방을 건드려가지고 제대로 보강도 하지 않은 채 장마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냥 모래로 대충 덮었더라고요.]

경찰과 국과수는 유실된 임시 제방의 폭과 높이, 재료 등에 대한 합동감식을 벌이는 등 제방 부실 관리 정황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위원양, CG : 박천웅·서승현·이준호·임찬혁, 화면제공 : 방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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