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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노인 부모와 함께 사는 이유 "자녀가 필요할 때는"

<앵커>

친절한 경제의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제 주변에서 대가족 형태는 보기 힘들어졌죠. 그런데 노년층 10명 가운데 약 3명이 여전히 자녀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65세 이상이면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비중이 2021년을 기준으로 27.2%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60대 정도로는 노인이라고 하기가 좀 겸연쩍죠.

그래서 75세를 기준으로 나눠보고는 하는데요. 65세에서 74세까지는 26.4%, 75세 이상은 28.2%가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서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분명히 감소 추세입니다.

그리고 고령 부모가 자녀와 함께 사는 이유가 이 두 연령층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입니다.

통계청이 어제(26일) 발간한 개간지에서 우리나라 노년층 상황을 집중 분석했는데요.

65세에서 74세까지는 본인이 독립할 수가 없어서, 본인이 혼자 살 수가 없어서 자녀와 함께 사는 비중은 15.5%에 그칩니다.

2011년에 비해서 딱 반토막 수준입니다. 전반적인 건강 수준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정년연장도 논의되고 있죠. 노인들이 일을 해야 하기도 하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서 노년층 본인의 필요로 자녀와 사는 비중은 10년 전의 반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노년층이 원해서 자녀와 사는 게 아니라는 말로도 해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이유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자녀가 독립적으로 살 수가 없어서 같이 살고 있는 비중이 65세에서 74세까지가 혼자 살 수 없어서 같이 사는 비중의 2배를 넘습니다.

10집 중에 3집 이상입니다. 자녀가 미성년자이거나 학생이어서 같이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이렇습니다.

2011년과 비교했을 때도 3.6%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자녀들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결혼 같은 이유로 떠나는 것도 늦어지면서 나타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일을 하지도, 찾지도 않고 쉬고 있는 20대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는 상황도 여기서 전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도 부모와 따로 살기가 쉽지 않겠죠.

여기다가 조부모가 아이를 봐주거나 살림을 맡아줘서 같이 사는 13.4%의 경우까지 합치면 44.7%, 65세에서 74세까지 비교적 젊은 고령인구가 자녀와 같이 사는 이유의 절반 가까이가 자녀의 사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부모와 자녀가 같이 살고 싶어서 산다, 이것 역시 10년 전에 비해서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결과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로 65세에서 74세까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젊은 노인 축에 드는 이 연령대에서는 부모가 경제적으로나 건강으로나 자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확실히 비중이 줄었다고 볼 수 있겠고요.

이제 부모의 필요만으로는 같이 살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자녀가 필요해서 아니면 그냥 서로 같이 살고 싶어서 그래야 노년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산다는 겁니다.

<앵커>

같이 살려면 역시 양쪽의 의사가 중요하겠죠. 그래도 75세 이상 연세 많은 어르신들은 자녀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조금 더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기는 합니다. 이 연령대에서 자녀와 같이 살면 절반 이상이 노인 본인이 독립할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10년 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습니다. 10% 포인트나 줄어들었습니다.

반면에 이 연령대에서 자녀가 독립을 못해서 같이 사는 비중은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손자, 손녀를 돌봐주거나 집안일에 도움을 주면서 같이 산다는 비중은 약간 줄었습니다.

이거는 65세에서 74세까지 조금 더 젊은 노년층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만큼 혼인과 출산율이 낮아진 탓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돌봐줄 손자, 손녀 자체가 많지 않은 거죠. 우리는 2년 뒤인 2025년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 사람 5명 중에 1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이라는 겁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돌보고 노동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75세 이상의 노인들 이 연령층이 2037년을 기점으로 전체 고령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부모의 필요로는 같이 살지 않는 분위기가 점점 커지는 만큼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부양기관이나 시설, 또는 커뮤니티 같은 사회적인 기반이 좀 더 자리 잡을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계 최고의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데도 정작 OECD 주요국 중에 압도적으로 노년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높은 현실도 계속 주시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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