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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톤 탄소 배출 '샤힌 프로젝트'…기후평가 왜 없나

<앵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지난달부터 우리나라 울산에서 대규모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9조 3천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역대 가장 큰 석유화학시설을 만드는 사업으로, 이른바 '샤힌 프로젝트'라고 불립니다. 이것이 완성되면 우리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는 확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업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책을 함께 내놔야 승인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샤힌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자리와 수출 등 최대 3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 에쓰오일 예상입니다.

문제는 석유화학시설의 특성상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탄소 감축 계획에서 산업계의 목표치를 낮춰준 것은 샤힌 프로젝트와 바이오 나프타 확보 차질 등이 주요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계에 810만t을 더 배출할 수 있게 해줬는데, 샤힌 프로젝트 하나에서만 매년 300만t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입니다.

[이유진/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 (미국, EU의 경우) 녹색산업 전환 정책에 상당한 예산과 기술을 투입하고 있거든요. (한국에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규모 있게 투자한다 하면 이건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산업 정책입니다.)]

국내 기후 변화 영향 평가도 샤힌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을 추진할 때 사전에 배출량을 산정하고 감축 방안을 내놓아야 사업을 승인해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에쓰오일이 제도 시행 6개월 전에 기존 환경영향평가를 접수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후영향평가 적용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지수/환경부 기후적응과장 : 법에서 정한 2022년 9월 25일 이전에 (샤힌 프로젝트) 대행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기후 변화 영향 평가 대상 사업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적인 강제는 어렵더라도 기업 스스로의 책임을 요구해 저감책 마련에 나서도록 유인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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