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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영끌족 급한 불은 껐는데…혜택인 듯 혜택 아닌 '특례 금리'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 이달에 출시가 됐는데 꽤 인기가 있나 봐요. 예정된 금액의 40% 가까이가 지금까지 신청이 들어왔다고요?

<기자>

네, 특례보금자리론은 말 그대로 나라가 특례로 출시해서 딱 1년만 운영하기로 한 정책대출이죠.

시중금리보다 싼 금리로 집을 사거나 기존에 이자부담이 컸던 대출을 갚으라고 나왔는데요. 

관심이 컸던 게 소득이나 나이제한이 없었습니다.

제한은 집값, 가지고 있는 집, 또는 사려는 집의 집값이 KB 시세로 9억 원을 넘지 않아야 받을 수 있었는데요.

이달 첫 주에 출시돼서 지금까지 3주 동안 신청 규모가 14조 5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딱 39조 6천억 원이 준비했는데, 설정규모의 3분의 1이 3주 만에 찬 거죠.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가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요.

지금까지 신청한 사람들은 5명 중에 3명 꼴로 기존 대출을 갚겠다고 낸 신청입니다.

그러니까 이걸 받아서 집을 사겠다 보다는 기존에 집을 샀는데 금리가 비싸서 갚고 있던 시중의 주택담보대출을 갚아버리기 위해서 신청했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이제 받은 목적은 그렇고, 주로 어떤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좀 받아갔을까요?

<기자>

소득제한을 없앴을 때 구상에 있었던 대로, 이른바 2030 영끌족들 중에서 신청자가 꽤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서 많이 나왔던 얘기 중에 하나가요.

그동안 집값이 워낙 올랐기 때문에 소득 제한을 없애도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산 대출자라면 집값 9억 원 이하라는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서울도 그렇고 특히 수도권 경기 외곽 지역 같은 곳들은 집값이 많이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서울 수도권의 영끌 2030 중에 조건이 맞는 사람이 꽤 나오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집값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네요?

<기자>

네. 시장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신청 기준인 KB시세 떨어지는 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너무 완만하다는 얘기까지 할 정도로 요즘 집값 하락 속도가 빠릅니다. 

그러니 앞으로 대상자는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2030 영끌족 중에는 물려받은 자산은 별로 없지만 맞벌이하면서, 혹은 가장의 소득이 높아서 저소득층 위주의 기존 정책대출엔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끌이란 것도 사실 빚을 어느 정도 낼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사람들이 주로 받아갔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되는 게 특례보금자리론에는 다양한 우대금리 조건들이 있습니다.

집값이 6억 원 이하고, 연소득이 6천, 혹은 7천만 원 이하면서 40대 미만이거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이거나, 신혼부부 이런 경우들은 우대금리를 추가해서 최저 3.25%까지 금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대금리를 받아간 사람이 별로 없는 겁니다.

이런 조건들이 다 해당 안 되는 소득 높은 영끌족들이 주로 신청했구나, 다시 한번 짐작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집값이 더 떨어진다고 하면 우대금리 적용이 가능한 사람들 중에서 집값이 6억 원을 넘어서 못 받고 있던 사람들도 새로 자격이 생기는 경우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제도가 금리가 너무 갑자기 많이 올라서 이제 좀 부랴부랴 내놓은 그런 제도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또 이제 금리가 좀 떨어지고 있어요.

<기자>

네, 그거죠. 대상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정작 시중금리와 특례론의 금리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은행 중에는 최저 3% 후반대까지 아파트담보대출을 내주는 곳도 있거든요.

특례론을 받아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고 있는 이자보다도 낮습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앞으로의 금리 추세입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새로 결정되는데요. 현재로선 현행 3.5%에서 동결될 거란 분석이 더 많습니다.

사실 시중금리는 기준금리 외에 여러 가지 요인들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또 미국 상황을 비롯해서 시중금리 떨어지는 속도가 앞으로는 그렇게 빠르지 못할 것 같다는 전망을 하게 하는 분위기들이 좀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일단은 지금 정도 수준에서 시중금리가 유지되거나 더 떨어지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그렇다고 하면 특례보금자리론도 지금의 금리 수준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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