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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③'쉿!' 알고도 팔아버린 2,500만 장 (D리포트)

['쉿!' 알고도 팔아버린 2,500만 장]

SBS가 입수한 '방안별 장단점 비교'라는 제목의 동행복권 내부 문건입니다.

회수한 복권 20만 장에 대해 당첨 데이터를 교체하거나 보정해 다시 출고할지, 그냥 폐기할지를 검토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확률상 20만 장에서 1등 배출 가능성 낮음, 단, 1등 미배출 시, 지속적인 메이저 소비자, 그러니까 복권 매니아들의 민원이 예상되고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한 부분입니다.

회수한 20만 장 안에 1등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우려까지 한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겐 알리지 않았습니다.

달라질 수 있는 확률과 기대값은 물론, 20만 장을 회수한 사실조차 숨겼습니다.

오류가 발견되고 두 달 뒤, 일부 언론 보도로 회수 사실이 알려졌을 땐, 4천만 장 중 2천500만여 장, 나머지 복권이 거의 다 팔린 뒤였습니다.

[동행복권 담당자 : 시장에서 더 이상 불량이 나오면 안 되는 상황을 저희는 최대한 막고자 했던 거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회수의 목적이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첨 데이터를 보정해 출고 준비는 하되, 1등이 모두 나오면 20만 장을 풀지 말고, 거의 다 팔렸는데도 안 나오면 그때 조용히 푸는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그 경우도 특정 우호적 판매점들을 통해 순차적으로 내보내기로 하고, 사전에 정보를 전달한 뒤 혹시 또 불량 복권이 나오면 즉시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복권위원회 담당자 : 20만 부를 일단 가지고 있다가 이걸 보정하고 1등이 안 나오면 순차적으로 팔자, 이 말을 저한테 보고를 하긴 했었어요.]

법에 따라 반기별로 공개하는 관보에서도 해당 건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대로 다음 달 조용히 복권 20만 장을 폐기하고 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겁니다.

어떤 근거로 당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사고 대응 메뉴얼' 공개를 요청했지만, 동행복권은 민간 업체 노하우라며 거부했고, 복권위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복권위원회 담당자 : 그것까지 저희가 알고 있어야 되는 건가요? 내부적으로 아마 인쇄업자랑 어떻게 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복권위는 다만 이전에도 평균적으로 매번 40만 장 정도는 팔리지 않고 남았고, 1등이 다 안 나온 것도 처음은 아니어서 당시로선 최선의 판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SBS 유수환입니다.

(취재 : 유수환 / 영상취재 : 하륭 / 영상편집 : 이승희 / 작가 : 박정선 / 스크립터 : 박선하 / 제작 : D뉴스플랫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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